(좌)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자료사진, (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 연합뉴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대한체육회 고위 관계자가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15일 오후 3시쯤 한 무리의 관광객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를 찾았다.
이들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체육회 관계자들이었다.
이 회장 일행은 크로스컨트리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 연합뉴스
이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VIP석인 'OF'(Olympic Family·올림픽 패밀리)석에 앉았다.
이 모습을 본 여성 자원봉사자 두 명이 다른 자리로 이동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는 이미 IOC 관계자들이 예약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 측은 자리를 이동하지 않고 버텼고 봉사자들은 재차 자리 이동을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
이 과정에서 체육회 관계자로 보이는 이는 봉사자들에게 "야!야!야!"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으며 "머릴 좀 써라"라는 막말을 했다.
Facebook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대신 전해드립니다'
그러면서 "IOC 별거 아니다", "우리가 개최국이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이야기는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이 모인 페이스북 공간인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대신 전해드립니다(평대전)'에도 올라왔다.
이곳에 글을 쓴 누리꾼은 "3분가량 만류해도 저희 말을 무시하자 IOC 측 직원 한 분이 함께 제지했다"며 "(이 회장은)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가 오면 일어나겠다며 끝까지 팔짱을 끼고 앉아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란이 벌어졌던 장소엔) 다른 귀빈이 많아 해당 자원봉사자는 교대 후 사무실로 들어갔고 대한체육회 측은 그 후에도 한동안 그 자리에 앉거나 뒤에 서 있다가 사라졌다"며 "자원봉사자에게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이 회장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오면 인사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라며 "바흐 위원장 쪽과도 이야기가 된 상황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계올림픽이라는 국제적인 행사를 고생 끝에 유치했지만 체육계 고위 관계자의 도 넘은 '갑질'에 국격이 훼손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