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이 금빛 꿈에 한 걸음 가까워진 가운데, 그의 과거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16년의 일이다.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2015-2016시즌 월드컵 7차 대회에 출전한 윤성빈은 합계 2분 18초 26을 기록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스켈레톤 종목은 유럽과 북미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윤성빈은 이날 아시아 선수 사상 최초로 월드컵 우승을 거머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썰매 종목이 처음 시작된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경기였던 만큼, 해당 경기는 더욱 의미가 깊었다.
그런데 시상식은 곧바로 거행되지 않았다. 윤성빈의 우승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주최 측이 애국가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30분가량이 지나서야 경기장에 태극기가 게양됐고 애국가가 흐르기 시작했다.
당시 주최 측은 인터넷에서 부랴부랴 애국가를 찾았다.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 노래를 끊어야 할지 몰라 결국 애국가 4절 끝까지 틀었다.
덕분에(?) 관중은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4분간 태극기를 바라봐야 했다고 전해진다.
시상식의 가장 기본인 국가마저도 준비하지 않았을 만큼, 한국 대표 윤성빈은 백인들만의 리그였던 스켈레톤에서 이단아 같은 존재였다.
스켈레톤 종목 입문 초기 윤성빈은 다른 선수들로부터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선수 대기실에서 파스를 바르면 "냄새나니 밖에 나가서 바르라"고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
현재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이후 윤성빈은 그야말로 스켈레톤의 톱스타급 대우를 받는다고 알려졌다.
실제 지난 13일에는 연습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윤성빈 앞에 각국 코치진과 선수들이 몰려들어 카메라 플래시를 잇달아 터뜨리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에 부합할 수 있을지, 윤성빈의 다음 경기에 기대가 모인다.
한편 15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 2차 주행에 출전한 윤성빈은 합계 1분 40초 35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그는 금메달을 향한 첫 번째 관문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윤성빈의 메달 색깔은 내일(16일) 오전 열리는 3, 4차 주행에서 최종 결정된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