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평창 올림픽 프랑스 방송 해설자로 나선 한 '한국 전문가'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지난 9일, 몇몇의 누리꾼이 프랑스 2TV 개회식 중계에서 한 해설자가 한국 문화에 대한 잘못된 해설을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누리꾼에 따르면 해설자는 중국 선수단이 입장하자 "중국이 일본과 한국같은 야만인들을 문명화 시켰죠(La Chine a civilisé les barbares comme le Japon et la Corée)"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한글을 소개하면서 "중국어를 표기하기 위해 19세기에 만들었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에 휩싸인 해설자는 파리 7대학에서 한국학과장을 역임한 마틴 프로스트 교수였다.
그녀는 1970년경 서울대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뒤 파리에서 20년 이상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쳤다.
한국인과 결혼한 프로스트 교수는 1992년부터 96년까지 주한프랑스대사관 문정관으로 일하기도 했으며 병인양요 때 프랑스에 뺏긴 외규장각 의궤가 145년만에 반환되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누리꾼들은 이처럼 한국 문화에 조예가 깊은 전문학자가 한국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문명화'라는 발언을 한 일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번 올림픽 메달 시상식에서 불어 해설자를 맡은 프로스트 교수의 딸 올리비아가 해명에 나섰다.
그녀는 SNS에 "어머니는 방송 중 절대로 한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문명화' 발언에 대해 "중국 대표팀이 입장할 때 중국의 한자뜻을 설명하면서 과거의 중국이 일본과 한국을 동이족으로 여기고 문명화시키려 했다라는 것을 설명한 것입니다"라 해명했다.
오히려 어머니(마틴 프로스트)가 아름다운 한국의 문화에 대해 소개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방송에서 해설을 한 것에 부족함이 있어 불편함을 드렸다면 대신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러한 해명글에 그를 응원하는 댓글이 달렸지만 사뭇 다른 의견을 보이는 누리꾼들도 다수 있었다.
한 누리꾼은 "제 3국 사람이 특정 국가의 입장에서 편향된 시야로 타국을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 맞다"며 단어 선택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악의가 없이 했던 발언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한국의 역사나 지정학적인 관계에 대해 한국을 낮추는 말을 한 것이다"고 꼬집은 누리꾼도 있었다.
논란이 된 해설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비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행사에서 굳이 민감한 역사를 바탕으로 소개 할 이유가 있었냐는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을 보인다.
한편 지난 9일 미국 NBC 아나운서가 근거 없는 망언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그는 "일본은 한국을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식민 지배했다"며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일본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문화·기술·경제적 모델이라고 말한다"는 막말을 했다.
이후 들끓는 여론에 NBC는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해당 발언을 한 아나운서는 해고됐다.
최민주 기자 minjo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