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일본 누리꾼들이 '기적의 레이스'를 펼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보고 '멘붕'에 빠졌다.
지난 10일 강원도 강릉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서 한국은 세계 최정상급 실력의 심석희, 최민정, 김예진, 이유빈을 주자로 내세웠다.
그런데 24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대표팀 막내 이유빈이 넘어졌다. NBC에 따르면 당시 우리 대표팀은 4분의 1바퀴 이상을 뒤처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바통을 터치한 우리 선수들은 무서운 속도로 앞서간 선수들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최민정이 차이를 좁혔고, 심석희와 김예진이 전력 질주로 한국은 7바퀴를 남기고 선두에 올라 결국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한국 쇼트트랙의 위엄을 지켜보던 일본 누리꾼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실제 일본 최대의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인 '2ch'에는 이날 한국 경기를 지켜보던 일본 누리꾼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이유빈이 넘어지는 순간 "만세"를 외치며 "한국 넘어졌다"라고 환호했다.
"끝났다"거나 "한국은 더 이상 안 될 듯"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일본 누리꾼은 한국의 탈락을 예상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이 다시 일어서서 달리기 시작하자 일본 누리꾼들의 반응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 누리꾼은 "뭐야 이거 따라잡고 있잖아"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누리꾼들 역시 "한국이 다시 오고 있다", "엄청나다", "너무 강해서 웃음밖에 안 나온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어 한국이 1위로 올라서자 일본 누리꾼들은 "어느새 한국이 1위다"라면서 "넘어지고서도 올림픽 신기록이라니"라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 우리 대표팀은 이날 경기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올림픽 신기록(4분06초387)을 세워 놀라움을 자아낸 바 있다.
비록 올림픽 신기록은 다음 조 경기서 중국팀이 다시 경신했지만 넘어지고서도 세운 기록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평이다.
한편 2조에 소속됐던 일본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최하위에 그쳐 5~8위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반면 기적의 역주를 펼치며 결승전에 안착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는 20일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을 치른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