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사이버 펑크의 나라', '유교 드래곤' 등 재치있는 수식어를 만들어 내며 큰 호평을 받은 평창 올림픽 개회식을 담당한 예술감독의 정체가 화제다.
한국의 전통과 최첨단 기술력을 세계 무대에 선보여 감동을 자아낸 이번 개회식 구성을 맡은 이는 바로 송승환 예술총감독이다.
드라마와 연극에서 활약하며 이미 배우로도 널리 알려진 송승환은 세계 최초로 '난타' 퍼포먼스를 제작해 선보인 장본인이다.
'마구 두드린다'는 뜻의 난타는 주방을 무대로 냄비, 후라이팬 등 요리기구를 가지고 사물놀이의 리듬을 응용, 연주하는 힘찬 퍼포먼스다.
한국 공연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송 감독의 난타는 한국을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90년대 이후 지금까지도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그의 탁월한 감각은 평창 개회식에서도 빛을 발했다. 총감독으로서 함께 작업한 예술 감독들의 의견을 잘 꾸려내는 안목도 가졌다는 평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적은 예산으로도 최대치의 감동을 이끌어냈다는 사실로 세계를 또 한번 놀라게 했다.
10일 오전 강원도 평창 메인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송승환 감독은 "실질적으로 200억원정도 되는 비용으로 제작해야 했기 때문에 영상기술을 많이 활용해 차별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적은 예산이었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더 효과적인 플랜을 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역대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예산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첨단 기술을 이용해 IT 강국인 한국의 위상을 떨쳤다.
외신들도 개회식 퍼포먼스에 대해 "스펙터클한 광경이다", "모든 공연이 섬세하고 매우 멋졌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송승환 감독은 개회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특히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성화 봉송 주자들이 김연아에게 성화를 전달하는 장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모든 것은 수백번 리허설 했지만 그것만은 리허설이 없었기에 가슴을 졸였다"고 말하면서도 "이 젊은 남북한의 두 여자 선수가 단 한번의 리허설도 없이 완벽하게 계단을 올라 성화를 전달한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전했다.
이제 막 시작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개회식 뿐 아니라 폐막식까지 다양한 문화공연이 준비됐다고 알려져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민주 기자 minjo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