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태권도 선수였던 '근육 통가맨'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사연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혹한의 평창 추위 속, 웃통을 벗고 등장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인물이 있다.


남태평양의 마지막 왕국 통가에서 유일하게 올림픽에 출전한 크로스컨트리 선수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다.


그런데 그가 원래는 '태권도 선수'였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번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계기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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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2018 평창올림픽 개막식에는 이날을 위해 4년을 피땀 흘려 준비한 세계 각국 선수들이 패딩과 털모자로 무장한 채 차례로 입장했다.


그때 두꺼운 선수복 대신 전통 의상 하나만 입은 통가의 기수 타우파토푸아가 장내로 들어섰다.


칼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며 당당히 들어오는 그의 모습에 현장에 있던 3만 5천명 관객들이 일제히 환호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통가의 유일한 국가대표인 그는 오직 열정만으로 드넓은 평창올림픽스타디움을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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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타우파토푸아는 태권도 선수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태권도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리우 올림픽 이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던 타우파토푸아는 자신이 1년 이내에 할 수 있는 스포츠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일지 떠올렸다.


그러던 중 모래와 코코넛이 있는 따뜻한 나라 통가에서 설국의 향연이 펼쳐지는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타우파토푸아는 "내가 생각해도 미친 일이었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믿기지 않았다"며 당시의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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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타우파토푸아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욕심을 버리고 10살 어린이들과 함께 스키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스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세계선수권 크로스컨트리 예선에 출전한 타우파토푸아는 아니나 다를까 156명 중 153위에 그쳤다.


포기하기엔 일렀다. 타고난 운동 실력을 기반으로 동계스포츠 불모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한 그는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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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를 시작한지 약 1년 만에 타우파토푸아는 아이슬란드 이사피에르뒤르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FIS컵 크로스컨트리 남자 10km 프리에서 6위(34분56초6)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둔다.


그동안 쌓아온 포인트까지 합쳐 타우파토푸아는 기적처럼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야말로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보여준 그의 행보에 한국 누리꾼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이 하나의 목소리로 타우파토푸아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영하 10도'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웃통 벗고' 등장한 통가 국가대표통가 태권도 국가대표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상의 탈의한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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