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10년의 숙원, 2018년 평창올림픽이 드디어 화려한 막을 올렸다. 개막식의 꽃 '성화봉송' 주자는 단연 김연아였다.
개막식 직전 성화봉송 주자를 두고 남북 선수단이 공동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역시나 피날레는 김연아가 장식했다.
이날 김연아는 '피겨 여신'답게 오랜만에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을 우아하게 가로지르며 등장했다.
김연아가 수놓은 성화는 불기둥을 타고 달항아리에서 17일간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피어올랐다.
평창올림픽에서 김연아는 떼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어쩌면 김연아 없이는 평창올림픽 유치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연아가 처음 평창올림픽과 연을 맺은 건 2009년 4월 28일, 평창올림픽 유치 1호 홍보대사로 임명되고 나서부터다.
피겨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한국'이라는 존재를 알린 김연아에게 마지막으로 기대를 건 것이다.
이미 2003년, 2007년 2번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실패한 대한체육회 입장에선 김연아의 활약이 필요했다.
2010년 2월 26일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는 보란 듯이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굳힌다.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김연아는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세계선수권을 출전하기로 결심했다.
그곳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중요한 경기를 준비하면서도 김연아는 틈틈이 평창올림픽 유치 홍보대사로서 각종 행사장을 다니며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 직전, 가장 중요한 마지막 PT 주자로 김연아가 나섰다.
김연아는 유창한 영어실력과 함께 자신이 걸어온 피겨 선수로서의 삶과 동계 스포츠 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역사를 전 세계에 전했다.
당시 김연아는 "저는 동계스포츠에 대한 대한민국의 노력이 낳은 살아있는 유산"이라고 말하며 많은 이들의 감동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세 번째 도전 끝에 우리나라는 독일을 꺾고 총 95표 중 63표를 가져가며 '평창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 유치가 확정된 순간 김연아도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김연아가 평창올림픽을 위해 흘린 땀과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후 김연아는 '2018 평창올림픽' 홍보대사로 선정돼 또다시 전 세계인 앞에 선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도, 땡볕에도 어김없이 김연아는 평창 올림픽 관련 행사에 등장해 자리를 빛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 등을 올리고 바쁜 스케줄에도 후배 선수들의 경기장을 찾아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연아는 2017년 11월 13일 UN 본부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저력을 증명해낸다.
이날 김연아는 "평창 올림픽이 남북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전 세계와 인류를 위한 올림픽 평화정신을 나눌 최고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호소했다.
그의 노력 덕분에 북한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에 출전했고, 어제(9일) 열린 개막식에서의 감격스러운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올림픽 유치부터 성공적인 개막식까지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평창 올림픽'을 위해 달려온 김연아.
선수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온 김연아는 마침내 2018 평창올림픽 마지막 성화봉송 주자로 우뚝섰다.
김연아가 아니었다면 절대 완성할 수 없는 완벽한 피날레였다.
한편 같은 날 청와대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헌신하고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도 화려하게 장식해 준 김연아 선수! 고맙습니다"라며 김연아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