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일본인,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홍대 한복판에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다.
6일 CNB 보도에 따르면 마포구 주민들로 구성된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는 3.1절을 맞아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 소녀상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홍대 소녀상 건립을 기획한 조각가 오종선씨는 "외국인들의 관광 성지로 자리 잡은 홍대 거리가 최적의 장소라 생각했다"고 CNB에 전했다.
이번 소녀상이 특히 의미 있는 것은 홍익대 인근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모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해 3월부터 마포구 인근에서 거리서명, 기금마련 콘서트 등을 개최해 모금활동을 펼쳐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생각하는 학생들의 소중한 마음이 모여 무려 약 3천만원의 기금이 마련됐다.
모금액은 가로 50cm, 세로 60cm, 높이 163cm의 '서 있는 소녀상' 동상 제작에 사용된다.
위원회는 상암고, 홍익대부속여중고, 서울디자인고, 광성중고, 신수중, 창천중 등 학교 11곳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마포구에 소녀상에 세워질 수 있었던 데에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마포구청의 역할도 컸다.
현재 마포구에는 1930년대 일본군 장교들이 기거했던 '옛 일본군관사' 2개동이 복원돼 있고, 주변엔 400여명 규모의 일본인 학교도 있다.
수색역 일대에는 대규모 병참기지 옛터도 남아있으며, 망원동에는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이 겪은 역사를 전시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이 세워져 있다.
일제의 아픈 역사를 담은 시설물이 마포구에 여러 개 존재하면서 이는 자연스럽게 소녀상 건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는 역사를 잊지 말자는 주민들의 다짐과 이를 전 세계에 알려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이끌어내고자하는 바람이 담겼다.
홍대에서도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은 '걷고 싶은 거리'에 소녀상이 세워진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누리꾼들은 "이번 기회에 일본인 관광객들이 꼭 '위안부' 역사를 알고 갔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전국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은 약 74개로, 대부분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 주민들의 모금으로 제작·건립한 것이다.
최초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1천회를 맞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졌으며, 현재도 전국 각지에서 소녀상 세우기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