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국내의 한 벤처기업이 골절상을 입으면 착용해야 하는 무겁고 답답한 깁스의 대안을 내놓았다.
흔히 골절상을 입었을 때 착용하는 의학 제품인 '깁스'는 손상부위를 원통형으로 빈틈없이 둘러싸 상처 회복을 돕는다.
그러나 깁스는 통풍이 되지 않고 물에 닿으면 깁스가 풀릴 수 있어 악취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또 골절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만 습기가 차고 샤워가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피부에 각종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으로 등장한 것이 '오픈 캐스트'다. 오픈캐스트는 그물형 구조로 제작된 깁스다.
이 제품은 열을 가하면 변형이 가능한 부드러운 재질로 변하고 식으면 딱딱하게 굳어 손상 부위를 받쳐주는 신소재로 제작됐다. 따라서 환자 개개인의 몸에 맞게 제작이 가능하다.
오픈캐스트는 그물형 구조로 통풍이 잘 된다는 장점이 있고, 물에 닿아도 변형되지 않아 샤워도 할 수 있다.
또 피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상처 회복 과정을 눈으로 지켜볼 수 있으며 트러블 걱정도 덜 수 있다.
깁스를 푸를 때도 더욱 편리하다. 기존의 원통형 깁스는 절단한 뒤 새것을 착용해야 하지만 오픈캐스트는 탈부착이 가능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신소재를 적용한 오픈캐스트는 국내외에서 크게 인정받아 국내에서 10건, 해외에서 30여 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오픈캐스트는 임상시험 결과 환자들에게서 큰 만족감을 얻었다. 국내 500여 명의 환자에게 시범 착용을 실시한 결과 환자 대부분이 만족을 표했다.
그러나 이같이 획기적이라고 평가받는 오픈캐스트는 아직 상용화 단계까지 진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을 개발한 오픈엠 박종칠 대표는 오픈캐스트를 "개개인의 몸에 맞출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의학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간 외과 의료용 맞춤 제품 시장은 거의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며 국내 의료계에서 맞춤 의학 제품의 희소성에 대해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의료비가 온전히 개인의 부담이어서 제품 선택의 기회가 있고, 가격적 측면에서 비슷한 정도의 제품끼리 비교가 가능하다.
반면 한국은 의료 민영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적은 편이다.
아직 국내에서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오픈캐스트는 깁스보다 비용적 측면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오픈캐스트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특허 출원에 성공한 것도 그러한 이유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오픈캐스트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시간을 두고 미래지향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