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현직 검사로 재직 중인 창원지검 서지현 검사가 폭로한 '검찰 내 성폭력 사건'이 사회 전반에서 '#미투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 검사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8년 전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간부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검찰 내부 통신망에 선후배 남성 검사들로부터 받은 성희롱, 성추행 등을 폭로하며 검찰 내 성폭력 문제를 제기했다.
서 검사의 폭로 이후 지방 의회, 경찰 등에서도 자신이 당한 성폭력 사건을 드러내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이는 SNS에 해시태그(#)와 함께 '나도 그렇다'는 뜻의 영어단어 'me too'(미투)를 붙이는 것으로 '미투 운동'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최근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의 아시아나항공 게시판에서도 아시아나항공 박삼구 회장과 관련한 성희롱·성추행 고발 글이 올라오고 있다.
'블라인드'는 회사 메일 확인 또는 명함 사진 전송 등 해당 회사에 재직 중임을 인증한 뒤에 이용할 수 있다.
글을 작성한 아시아나항공 A직원은 "매달 한 번씩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박삼구 회장이 오는데 이유는 승무원 영접"이라며 "미리 선발된 수많은 승무원이 도열해 옆에 가서 팔짱 끼고 갖은 아부를 한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 중 데면데면한 여직원에게는 '너는 나 안 안아주냐'며 강제로 추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박 회장이 입국할 때 동선별로 직원들을 배치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팔짱 끼고 아부 떨어야 한다"며 "웃긴 건 박 회장이 아내와 함께 오면 그냥 인사만 하라고 지시가 내려온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게시판에는 박 회장 관련 글이 100여 개 올라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승무원들은 "우리는 기쁨조가 아니다", "응원한다", "기쁨조 그만하자" 등의 응원 댓그을 달고 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측은 "박삼구 회장이 매달 사무실을 찾는 것은 십수년째 이뤄지고 있는 '현장경영'의 일환"이라며 "(해당 글들은 익명에 기반한) 블라인드 앱을 통해 작성된 것이어서 회사 차원에서 할 말은 이것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