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 공동훈련을 하는 한국 스키 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가 없는 옷을 입고 북한으로 향했다.
지난달 31일 우리 선수단은 강원도 양양 국제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북한으로 갔다.
선수단은 알파인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12명, 임원·코칭스태프 7명 등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이날 공항을 찾은 우리 선수단의 옷에서는 '태극기'를 비롯해 한국을 상징하는 표시를 찾아볼 수 없었다.
마식령 스키장에 도착해서도 한국 선수단은 태극기가 없는 스키복을 입었다.
앞서 남북 단일팀 훈련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인공기'가 새겨진 점퍼를 입은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당시 북한 선수들의 점퍼 뒤쪽에는 'DPR Korea(북한)'이라는 문구도 선명히 새겨져 있었다.
이처럼 다른 상황이 빚어진 것은 남북 간의 합의 때문이다.
남북은 최근 공동 훈련 중 선수들 스키복에 새겨진 번호표에 각각 태극기와 김일성·김정일 초상휘장을 달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한국 선수가 태극기도 없이 북한에 가야 할 만큼 마식령 스키장 훈련이 중요하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북한 하키 선수들이 '인공기'가 새겨진 점퍼를 입도록 허용한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정부가 대한스키협회에 '선수들이 태극기나 KOREA가 새겨진 옷 입는 것을 자제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또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 '북한이 오해를 살 수 있는' 책도 가지고 오지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