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손석희가 선배 검사에게 성추행당한 서지현에게 전한 위로의 말

인사이트JTBC '뉴스룸'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손석희 앵커가 최근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와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지난 26일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 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e-Pros)'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서 검사는 이 글에서 약 8년 전 자신에게 벌어진 성추행 사건과 이로 인해 당하게 된 3년 전 인사 불이익에 대해 털어놨다.


이 글에 따르면 그녀는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부터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추행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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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 검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찰나 이귀남 당시 법무부 장관과 안태근 전 단장이 빈소에 등장했고 서 검사는 선배 검사의 권유로 이들과 함께 앉게 됐다.


안태근 전 단장은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서 검사의 허리를 휘감고 엉덩이를 만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었지만 추행을 말리거나 아는 척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후 동료 검사가 게시판에 당시 일어났던 일을 써서 올렸으나 가해자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동료 여검사에게는 "왜 피해자가 가만있는데 들쑤시냐"는 질책이 쏟아졌으며 서 검사는 인사 상의 불이익까지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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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성추행 사실을 꺼내는 것조차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망설이다가 당사자에게 사과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서 검사는 용기 내 글을 올리고 사실을 폭로했다.


지난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서 검사는 자신이 용기를 낸 이유로 "범죄 피해자,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그녀는 당시 자신의 잘못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으며 여기서 벗어나는데 8년이 걸렸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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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들은 손석희 앵커는 30일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앵커 브리핑을 통해 서지현 검사와 또 다른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손 앵커는 영화 '굿 윌 헌팅'의 주인공 윌 이야기를 소개하며 그가 양아버지의 폭력에 고통당하면서도 오히려 자신을 책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상을 향해 굳게 닫혀있던 윌의 마음을 연 것은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위로의 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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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앵커는 "성폭력 범죄의 경우 가해자와 동조자, 혹은 방관자들이 만들어내는 가장 비겁한 방법은 피해자의 수치심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문제는 너에게 있다', '잘못은 너에게 있다'는 가해자의 논리를 피해자의 머릿속에 집어넣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검사 서지현 한 사람이 겪어낸 부조리가 아니라 세상 곳곳에서 지극히 평범하고 힘없는 또 다른 서지현들이 겪었고, 당했고, 참으라 강요당하고 있는 부조리"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위로의 말을 반복하며 서지현 검사를 비롯한 피해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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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