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엄동설한에 탯줄까지 달린채 아파트 복도에 버려졌던 아이가 극적으로 구조된 가운데, 최초 신고자인 여대생이 유기된 아기의 엄마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A(26) 씨를 자신이 낳은 아이임에도 누군가 유기한 것처럼 속여 복도에 방치한 뒤 신고한 혐의(허위신고)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4시께 여대생 A씨는 광주 북구 두암동 아파트 8층 복도에서 갓 태어난 여아를 구조했다고 거짓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언니 집에서 딸을 출산한 뒤 마치 아파트 복도에 누군가 아이를 버린 것처럼 허위신고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하면서 "새벽에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밖으로 나왔다가 핏자국 속에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고 말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하지만 경찰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이의 몸에 출산으로 인한 혈흔 등이 묻어있지 않은 점 등을 수상히 여겨, 끈질긴 수사 끝에 A씨로부터 허위신고 사실을 자백받았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남자친구와 연락이 닿지 않고 혼자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남의 아이를 구한 것처럼 허위 신고해 양육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발견 당시 영하 6.8도의 한파에 알몸으로 방치돼 있던 아이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은 "영하권 한파에 신생아의 생명이 위험할 뻔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A씨가 왜 자신의 딸을 버려진 아기를 발견한 척 허위신고했는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진민경 기자 minkyeo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