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비 기자 =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검사의 교회 간증 영상이 공개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서지현 검사가 직접 출연해 검찰 내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폭로했다.
방송에서 서지현 검사는 8년 전인 지난 2010년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간부 안태근 전 검사에게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당해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성추행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서지현 검사는 배 속 아이를 유산하기도 했다.
서지현 검사는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렸으나, 안 전 검사는 어떠한 문책도 받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신이 좌천당하는 등 불이익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이날 서지현 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가 최근 종교에 귀의해 간증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안 전 검사의 간증이 자신이 성추문 파문에 대해 입을 열게 된 계기라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포함한 각종 SNS에는 지난해 10월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에서 촬영된 안태근 전 검사의 '간증 영상'이 공유됐다.
해당 영상 속 안 전 검사는 "그동안 주변에서 인정을 받으며 순탄한 공직 생활을 해왔고, 모든 게 내 노력으로 빚은 결과라고 생각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최근 뜻하지 않은 일로 본의 아니게 공직에서 물러났다"며 "주위의 많은 동료 선후배, 친지 분들이 '너무 억울하겠다'며 위로해 주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안 전 검사는 "그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으로 하루하루 괴로웠다"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영상에서 안 전 검사가 언급한 것은 '성추행 파문'이 아닌 그가 면직을 당하게 된 '돈 봉투 만찬' 사건이기는 하나,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의 발언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누리꾼들은 특히 안 전 검사의 '깨끗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는 발언에 반발하며 서지현 검사를 향한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대검 감찰본부는 서지현 검사 폭로와 관련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비위자가 확인되면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하지만 2010년 10월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고소기한(발생 후 1년)이 지났고, 성범죄 관련 친고죄 조항도 2012년에 삭제돼 법적인 처벌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