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관리비를 아낀다는 명목으로 경비원을 10명이나 감원한 아파트를 두고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월 1만원이 채 되지 않는 아파트 경비비가 아깝냐는 측과 임금 인상의 부작용이라는 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비원 감원 관련 주민회의 내용을 담은 아파트 공고문이 올라왔다.
관리사무소 측은 공고문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아파트 경비원 감원 관련해 입주민 전체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리비 증가의 주원인인 경비원을 감원하는 것에 입주민 과반수가 찬성했다"고 전했다.
이후 진행된 입주자 대표 회의에서는 경비원 10명 감원안이 통과돼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민들에게 조금의 불편함은 양해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공고문을 올린 A씨는 "의견 수렴장에 나갔지만 대다수가 노인들이고 젊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경비원 감원안에 대해서도 결과가 이미 정해진 분위기였다며 가구당 월 1만원도 안 되는 금액인데도 감원을 통과시켰다고 분노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라면서 "내가 받는 월급은 당연히 올라야 하는 거고, 내가 주는 월급은 올려주기 싫어 자르고"라고 비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평소에 일을 정말 안 하니까 감원을 했을 수도 있다"며 "경비원도 사람마다 다르다"고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한편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이다.
평소와 비교해 인상 폭이 커지자 일부 아파트에서는 경비원들의 근무 시간을 조절하거나 감원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맞추고 있어 '꼼수'라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 따르면 상당수의 아파트에서 경비원들의 휴게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임금 인상분을 줄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아무런 편법을 사용하지 않고 경비원들의 급여를 인상하는 '착한 아파트' 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라는 시선도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