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서울 광진구의 광장현대8단지아파트가 경비원의 임금을 꼼수 없이 인상했다.
29일 서울 광진구의 광장현대8단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이 아파트 주민들은 경비원 월급 인상을 의결했다.
이들은 법정 최저임금 7,530원을 준수해, 경비원 월급을 지난해보다 약 30만원 오른 209만원으로 올린다.
임금 인상으로 각 가구에서 매월 부담해야 하는 관리비는 6천원가량 늘어났지만 주민들은 경비원을 단 한 명도 줄이지 않았다.
용역업체 없이 경비원 8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는 해당 아파트는 휴게시간을 늘려 임금을 적게 주거나 식대·교통비 등을 삭감하는 편법 역시 쓰지 않았다.
홍진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비원도 한 집안의 가장이고 가족을 부양해 먹고 살 수 있게, 사회가 약속한 만큼의 임금을 주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싼 커피 한 잔을 안 마시면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꼼수를 부리지 않고 경비원들의 임금을 올려준 아파트는 이곳뿐만이 아니다.
경기 파주시 가람마을4단지 한양수자인아파트는 지난해 법정 최저임금을 적용해 경비원의 임금을 240만원대로 올렸다.
한양수자인아파트는 경비원을 비롯해 미화원과 기전반 직원에게도 법정 최저임금을 적용했다.
앞서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는 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경비원 94명 전원을 해고하겠다는 통지서를 보냈다.
송파구 서울올림픽선수촌아파트는 경비원의 휴게시간을 늘려 월급을 190만원 미만으로 합의하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을 경비원에게로 돌리는 소식들이 지속되던 가운데, "(경비원 임금 인상은) 비싼 커피 한 잔 안 마시면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일"이라는 광진구의 아파트 입주자 대표의 말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