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협회의 무능한 행정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막힌 알파인 스키 경성현 선수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27일 경성현 선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진 한 장과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경 선수는 "말도 안 되는 선발기준"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스포츠는 실력과 성적순"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어 "스피드에 선발된 선수와 내 세계랭킹 차이는 무려 300위 이상"이라며 "(그 선수를) 경쟁자라고 생각조차 해본 적도 없을 만큼 확연히 실력 차이가 난다"고 하소연했다.
또 "한국에서 열린 극동컵 슈파대회전 경기에서 그 어떤 한국 스피드 선수도 날 못 이겼다. 잘못돼도 너무 잘못됐다"며 "후배들이 벌써 걱정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경 선수는 지난 24일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했으며 선수단복까지 받아 사실상 올림픽 출전이 확실했다.
그러나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팀 선수 9명 중 5명의 출전이 무산되면서 스키협회로부터 갑작스레 출전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통보 받았다.
경 선수가 우리나라 스키 랭킹 1위(세계 랭킹 455위) 정동현과 주종목(회전·대회전)이 겹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경 선수도 회전·대회전에 정 선수와 함께 출전하거나 다른 종목에 출전할 수 있었지만 스키협회는 다른 선수를 발탁했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당초 우리 대표팀이 확보한 출전권은 국가 쿼터(남1·여1)와 개최국 쿼터(남1·여1) 등 4장이 전부"였다며 "나머지 선수 중에서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내는 선수들이 나올 것으로 보고 별도의 안내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며 우리나라 취약 종목인 활강과 수퍼대회전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를 정했다"라며 "그 기준에 맞춰 (경 선수 대신) 김동우에게 출전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 선수와 소속팀 홍천군청은 스키협회의 이런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홍천군청은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2016년부터 매년 3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지원해왔다"며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팀 해체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성현은 국내 알파인 선수로는 성적이나 기량 면에서 최고의 선수"라며 "그런데도 대한스키협회에서 객관적 실력이 앞서는 선수를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갑자기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에서 제외하는 이해할 수 없는 결과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경성현 선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심경 전문이다.
말도 안되는 선발기준... 무슨일이 있어도 스포츠는 실력.성적순이다.
스피드에 선발된 선수와 내 세계랭킹 차이는 무려 300위 이상이다.. 난 100위권 그선수는 400위 권이다... 스키를 타면서 그선수한테 져본적도 없고.. 경쟁자라고 생각조차 해본적도 없을 만큼 실력차이가 확연히 차이가난다... 그렇다고 그선수가 스피드 종목을 나보다 잘하는거 같지도 않다.. 3년동안 죽어라 하고 돈쓰고 하면 모하나.. 이번 한국에서 열린 극동컵 슈파대회전 경기에서 그어떤 한국스피드선수도 날 못이겼다... 난 심지어 1년만에 슈파지스키를 신어보고 탄 경기인데.. 포인트가 없어 출발 순서도 맨뒤에 탔다...
월드컵.세계선수권.유로피안컵 .올림픽.. 등등 이런 메이저 대회에 한번도 나가본적도없을 만큼 나와 실력차이가 나는 선수이다..
물론 그선수가 잘못한점은 1도 없다.. 높으신분들 결정에 따라 뽑힌 선수니까...그선수를 탓하는게 아니다 이런 행정이 잘못됐다는걸 말하고 싶은거다...
물론 스피드종목선수를 안내보내면 너희 밥그릇이 날아갈거같아서 내린 결정이겠지... 룰도제대로 모르고 지금까지 돈을 갖다 쓰고 외국인 코치감독도 고용하고 벌릴대로 다 벌려놨으니까..
이걸 감당하려면 어떻게든 스피드를 참가를 해야만 너희한테 안잘릴 명분이 생기니까.. 너희 밥그릇때문네 10년이상 이것만 바라보고 훈련해온 나는 도대체 뭐가되냐?..
내가 못해서 못가면 그 누구도 탓하지않는다.. 내잘못이니까.. 지금까지 아무런 말한마디 안해주고 연락한번 없는 너희는 진짜 잘못돼도 너무 잘못됐다.. 반성하고 제발 다음부턴 일처리좀 똑바로해라.. 후배들이 벌써 걱정된다 이것들아!!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