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정현의 멋진 여정을 축하한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58위·한국체대)과의 대결에서 기권승을 거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가 경기 후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이다.
이처럼 페더러는 부상으로 인해 아쉽게 경기를 포기했지만 향후 남자 테니스계를 이끌어 갈 정현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며 압도적인 실력뿐만 아니라 신사적인 매너와 인성까지 겸비한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페더러는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 오픈 남자 단식 4강전이 끝난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정현과 악수를 하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정현의 멋진 여정을 축하한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고, 정현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함께 태그했다.
이는 자신과의 대결에서 부상으로 인해 아쉽게 기권패 한 정현을 위로 및 격려하기 위한 글로 정현은 앞서 열린 페더러와의 호주 오픈 4강전에서 부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기권했다. 16강전부터 말썽이었던 왼발 부상이 원인이었다.
4강전 당시 정현은 2세트 도중 메디컬 타임을 불러 발바닥 테이핑을 다시 하는 등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부상 정도가 심했던 탓에 결국 경기를 포기해야만 했다.
호주 오픈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큰 주목을 받은 정현이 기권을 선언하자 당시 경기장에 있던 1만5천여명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고 페더러도 경기 후 코트 인터뷰를 통해 덕담을 건넸다.
페더러는 코트 인터뷰에서 "처음엔 컨디션이 좋아서 부상인 줄 몰랐으나 이후 움직임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부상의 고통을 알고 있지만 이렇게 기권승으로 결승에 올라가고 싶진 않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정현은 멋진 정신력과 체력을 갖춘 훌륭한 선수다"라고 덕담을 건넸고, 이것만으로는 모자랐는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위와 같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정현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부상 후 심경을 밝혔다.
정현은 이날 부상을 입을 발바닥 사진을 게재하며 "오늘 저녁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경기를 포기하기 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팬분들 앞에서, 훌륭한 선수 앞에서 내가 100%을 보여주지 못 하는 건 선수로서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힘든 결정을 내렸습니다"라며 심경을 밝혔다.
이어 "며칠 뒤에 있을 결승전에 로저 페더러 선수에게 행운이 있기를!"라고 4강전에서 맞붙었던 페더러 선수를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