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심석희 선수 폭행 논란에 이어 노선영 선수의 평창올림픽 출전까지 무산되면서, 부실 행정의 민낯을 드러낸 빙상연맹이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기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빙상연맹과 관련된 청원이 100개 이상 올라왔다.
대부분 빙상연맹을 해체하거나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한 청원인은 최근 빙상연맹의 무능함이 드러난 이슈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소치올림픽 당시 여자 피겨 스케이팅의 불합리한 규정에 수동적 입장을 취한 점, 어이없는 실수로 노선영 선수가 억울하게 출전하지 못한 점, 국가대표 훈련단에 나이 제한을 둔 점 등이 있었다.
이들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오랜 시간 직무유기와 부정부패가 고착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뼈를 깎는 노력을 해온 선수들에게 억울함을 주고 스포츠 발전을 막는 빙상연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강조했다.
사실 빙상연맹을 향한 국민들의 불신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가장 폭발적으로 드러난 때는 안현수 선수의 러시아 귀화였다. 쇼트트랙의 최강자 안현수는 빙상연맹의 파벌 논란 속에서 2010년 동계 올림픽 이후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
결국 안현수는 러시아 귀화를 선택한다. 소중한 인재를 비단 파벌 싸움 때문에 놓친 것이다. 무엇보다 나라로부터 그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 안현수가 느꼈을 상처가 가장 컸다.
2014년에는 성추행 의혹을 받은 지도자를 선임하려다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뒤늦게 철회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조직사유화, 비리문제 등 각종 적폐가 드러나면서 빙상연맹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과 분노는 더욱 커졌다.
4년마다 찾아오는 동계올림픽에, 4년마다 사고를 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빙상연맹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이번에도 역시 2018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연달아 사건이 터졌다.
쇼트트랙 일인자 심석희 선수가 코치에게 폭행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는가 하면, 스피드스케이팅 랭킹 1위 노선영 선수는 ISU 규정을 오역한 연맹 때문에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도 빙상연맹은 '선수 잘못도 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한편 노선영 선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동생 노진규는 금메달 만들기에 이용당했고, 우리 가족의 꿈과 희망을 짓밟았다"며 빙상연맹에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