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빙상연맹 때문에 올림픽 못 나가는 노선영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인사이트지난해 10월 20일 평창올림픽 팀추월 종목 결정 이후 인터뷰 / YTN News


[인사이트] 강동극 기자 = 빙상연맹 측 실수로 평창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노선영의 현재 심경이 전해졌다.


24일 스포츠조선은 빙상연맹의 어이없는 실수로 평창올림픽의 꿈이 좌절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노선영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앞서 지난 23일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여자팀 추월에 출전 예정이었던 노선영이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ISU 규정에 따르면 올림픽 팀 추월에 출전할 선수는 개인종목 출전권이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노선영은 개인종목 출전권을 따내지 못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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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연맹은 지난 22일 노선영에게 출전 자격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통보했고, 그에 따라 그의 평창올림픽 꿈은 좌절됐다.


노선영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연맹에서 잘못했는데 ISU 탓으로 돌리는 게 너무 화가 난다"며 "애초부터 연맹 잘못이고 안일하게 대처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만약 내가 메달 유력 후보였다면 그랬을까라는 생각마저 든다"며 "내게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사과 한마디 없이 '선수 잘못도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그냥 나가라는 말만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노선영은 국내 여자 빙속 1,500m 랭킹 1위인 자신이 팀추월 종목에 나가려 한 이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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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은 "대표 선발전 직후부터 지도자들과 빙상연맹 분위기는 '팀추월, 메스스타트가 메달 가능성이 높으니 이 두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냉정하게 나 자신을 보면 1,500m보다는 팀추월에서 메달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월드컵 시즌 1,500m 출전을 하면서도 팀추월에 공을 들였고 팀 훈련 역시 팀추월 쪽에 맞춰져 있었다"며 "개인 종목 출전권이 있어야 (팀추월 출전도 가능)하다는 점을 알았다면 팀추월 훈련에만 매달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노선영이 속해있는 콜핑팀 감독으로서 그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던 이승훈 감독 역시 같은 날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통함을 전했다.


이 감독은 "선수가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선영이가 울면서 '나를 제발 도와달라'고 했지만 방법이 없다"고 울먹였다.


이러한 가운데 빙상연맹은 "관련 규정이 모호해 지난해 10월 ISU에 문의했는데 담당자가 기준 기록만 통과하면 된다고 답변했다"며 "그런데 올해 1월 10일 메일로 갑자기 개인종목 엔트리 확보 선수만 가능하다고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연맹의 실수로 평창올림픽을 꿈꾸던 한 선수의 꿈이 무산됐지만 그에 대한 사과나 위로의 말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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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4년 전 소치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심했던 노선영이 이번 평창올림픽에 출전하고자 했던 이유는 쇼트트랙 국가대표였던 동생 故 노진규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지난 2016년 4월 어깨 골육종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노진규와 평창올림픽에 같이 나가자던 약속을 지키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연맹 측의 어이없는 실수로 대회 출전이 무산됐고, 그는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그간 노선영은 강훈련으로 허벅지에 통증이 쏟아질 때마다 동생을 생각하며 버티고 또 버텼다고 전한 바 있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올림픽 규정 모른 빙상연맹 때문에 평창올림픽 출전 '무산'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른 빙상연맹 탓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노선영의 평창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빙상연맹 때문에 죽은 동생 대신 '금메달' 따겠단 약속 못지킨 누나 노선영노선영 선수의 '평창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가 꼭 메달을 따야했던 안타까운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강동극 기자 donggeu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