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비 기자 = 극심한 고통에 괴로워하는 연인 곁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경험이 있다면, 앞으론 그저 연인의 손을 꼬옥 잡아줘 보는 것이 어떨까.
당신이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연인의 고통은 훨씬 줄어들 테니 말이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사랑하는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 고통이 진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는 신체접촉에 의한 '개인 공조 현상'이 통증 진정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University of Colorado at Boulder) 연구진은 23~32세인 연인 22쌍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분만실과 비슷한 환경을 마련해 여성을 '고통받는 대상', 남성을 '관찰자' 역할을 주고 여러 가지 경우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도중 여성에게는 팔뚝에 열을 가해 약간의 고통을 겪도록 하고, 측정 장비로 두 사람의 심장 박동과 호흡을 측정했다.
그러자 아파하는 여자친구를 본 남자친구가 손을 잡아 줬을 때 여성의 호흡수와 심장박동이 남성과 연동되면서 통증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또 남성은 여자친구의 손을 잡았을 때 여성의 고통에 더 많이 공감했다.
반면 남성과 여성이 신체적으로 접촉하지 않았을 때에는 호흡수와 심장박동이 연동되는 '공조현상'이 끊기면서 여성의 통증도 줄어들지 않았다.
놀랍게도 남성이 여성의 손을 다시 잡자 공조 현상이 다시 일어나며 여성의 통증이 줄어들었다.
연구를 이끈 통증 연구원 파벨 골드스타인(Pavel Goldstein) 박사는 "두 사람이 공감할수록 진정효과는 더욱 커지고, 두 사람이 신체 접촉할 때 공조현상은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동기화 작용은 의사 결정, 사회적 상호 작용, 통증 인식 및 공감과 관련된 전측대상피질이라는 뇌 영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 결과는 '공감을 많이 하는 남성을 만날수록 여성은 고통을 적게 느낀다'는 이전 연구와 동일하게 나타났다는 것도 설명했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게재됐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