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승리'였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8·삼성증권 후원)이 호주오픈 6회 우승에 빛나는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물리치자 외국 언론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현은 2년 전 이 대회 1회전에서 조코비치를 만나 0-3(3-6 2-6 4-6)으로 완패를 당했다.
당시 20세 어린 나이였던 정현은 당시 세계 1위였던 조코비치를 상대로 간혹 멋진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스코어에서 보듯 이렇다 할 반격은 해보지 못하고 첫판에서 짐을 싸야 했다.
2년이 지난 올해 정현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했고, 반면 조코비치는 지난해 7월 윔블던 이후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다고는 하더라도 많은 이들의 예상은 '조코비치의 승리'였다.
또 많은 테니스 팬들은 이 대회 4강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조코비치의 맞대결을 기다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바로 이 '페더러-조코비치' 빅 카드를 무산시킨 것이 정현이었다.
대회 인터넷 홈페이지는 블로그를 통해 '스타가 탄생했다'며 '정현이 자신의 어릴 적 우상인 조코비치를 상대로 예상 밖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플레이스테이션 스타일 테니스'라며 '게임에서나 가능한 수준의 멋진 샷들이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나왔다'고 극찬했다.
또 '몇 차례 샷은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정현이 부상을 안고 뛴 조코비치를 탈락시켰다'는 제목을 뽑았다.
조코비치가 지난해 7월부터 고생한 팔꿈치 부상 때문에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한 쪽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AFP통신은 '조코비치는 공을 향해 팔을 뻗을 때 통증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묘사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정현이 호주오픈에서 조코비치를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며 '끈질긴 정현이 전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가 구사하는 샷을 모두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조코비치는 팔꿈치를 굽힐 때마다 얼굴을 찌푸려야 했다'고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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