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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과도한 업무와 장시간 노동으로 목숨을 잃은 집배원이 지난해 9월까지 218명이나 됐지만 순직 인정은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우정사업본부에서 218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이중 질병 사망자는 144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살이 34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중 순직으로 인정받은 집배원은 24명뿐으로 사망자 10명중 1명 꼴이다.
안양우체국 앞에서 분신 시도한 원영호 집배원 / 연합뉴스
지난 21일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숨진 집배원 원영호씨와 이길연씨 유족이 낸 유족보상신청이 지난 17일 승인됐다.
지난해 7월 숨진 원영호 집배원은 자신이 근무하던 경기도 안양시 안양우체국 앞에서 인화성 물질을 몸에 뿌리고 분신을 시도했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세상을 떴다.
지난해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길연 집배원은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심각한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었지만 한 달도 채 안 돼 출근을 독촉하는 우체국에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떴다.
유가족은 장시간 노동과 업무 스트레스로 지친 이 집배원이 일하는 기계처럼 취급당하자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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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노조와 전국집배노조는 "두 집배원이 자살 직전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며 "업무와 자살에 인과관계가 있는 만큼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이윽고 두 명의 집배원이 순직을 인정을 받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이같이 언론에 알려진 사례가 아니었다면 유족들과 집배노조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집배원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해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3월부터 집배원의 주5일 근무 정착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집배노조는 현실성 없다는 지적이다.
집배 노조는 "과거에도 이같은 정책이 제안됐으나 현실성 부재로 폐기됐다"며 "토요 택배 폐지와 대규모 인력 충원만이 과로사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