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한국이 중국에 미세먼지를 줄여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인들이 "그게 왜 우리 탓이냐"며 발끈하고 있다.
지난 18일 외교부는 중국 산둥성 지난시에서 제22차 한·중 환경협력공동위원회를 열고 양국 간 양자·지역 차원의 환경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은 중국 측에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여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중국 측은 대기오염방지행동계획에 따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책을 통해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2013년 90㎍/㎥에서 2017년 58㎍/㎥로 정해진 목표(60㎍/㎥)를 초과 달성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 같은 대화가 전해지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억지 부리지 말라"며 한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 중국 누리꾼은 기사 댓글에서 "미세먼지 감축 주장을 하든 말든 너희 자유지만 미세먼지 전부가 우리 탓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너희가 석탄과 자동차 사용을 줄이라"라거나 "배려해주니까 도를 넘는다" 등의 다소 격한 댓글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과는 다르게 중국은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미세먼지에 대해 큰 책임이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1~2월 우리나라를 덮치는 미세먼지의 70%는 국외에서 들어온 것이다.
중국이 지난 2013년부터 내륙에 있던 공장 대부분을 한국과 가까운 바닷가 지역으로 이전하며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더욱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었던 어제(19일), 베이징 시민들이 마스크조차 하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은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럼에도 "네 탓"이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일부 중국인들의 태도는 자칫 국민적 공분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