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사시사철 화재 진압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에게 가장 힘든 계절은 언제일까.
지난 19일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한 소방관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소방관은 화재 진압 훈련을 위해 방화복을 입고 안전 헬멧도 뒤집어썼다.
방금까지 훈련한 듯한 소방관의 온몸은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조금만 손을 대면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소방관의 모습이다.
실제로 일선 소방관들은 뜨거운 여름보다 한겨울의 화재 진압이 더 어렵다고 호소한다.
불을 끄기 위해 물을 사용하는 소방관들인 만큼 물이 얼어붙어 후속 조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방화복이 얼면서 소방관의 체온도 그만큼 떨어지고 벗는 과정도 쉽지 않다.
또 추운 날씨 탓에 화재 진압 후 바닥에 흥건해진 물은 얼어붙어 미끄러짐 등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소방차 등 차량 운행에도 지장을 받는다.
때문에 소방관들은 화재진압 뒤 장비를 이용해 바닥에 붙은 얼음을 모두 제거하기도 한다.
인천의 한 소방관은 "겨울철 화재 진압 후 바닥의 얼음 때문에 주민 민원이 들어와 얼음 제거를 위해 다시 출동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소방관은 온몸으로 물을 뒤집어쓰며 화재를 진압하는 만큼 발수와 방수 기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3~5년 주기로 교체돼야 하는 방화복과 헬멧 등 소방관 개인안전장비의 노후율은 12~15%에 달한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용산소방서를 찾아 소방 인력 확충과 장비 확충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육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재난에 대해서는 현장 컨트롤타워 역할을 소방청이 맡도록 했다"며 "장비를 확충하는데 정부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 역할을 최일선에서 해주시는 분들이 소방관이다. 소방관들이야말로 바로 국가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