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대한빙상경기연맹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응원을 위해 선수촌을 찾은 청와대 측에 심석희 선수가 폭행당한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중앙일보는 빙상연맹이 심석희 선수가 코치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겼으며, 선수촌 방문을 위해 일정을 조율해 온 청와대 측에도 사실과 다른 보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주장인 심석희 선수는 앞서 지난 1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휴식 시간에 코치 A씨에게 손찌검을 당했다. 해당 사건 이후 심 선수는 선수촌을 이탈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다음날인 1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 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할 예정이었다.
당연히 청와대 측은 방문을 앞두고 빙상연맹에 주장인 심 선수의 참석을 요청했는데, 이 과정에서 빙상연맹이 '거짓말'을 했다. 선수촌에 심 선수가 없었던 탓에 "심석희가 독감으로 아파서 나오지 못한다"고 둘러댄 것이다.
결국 문 대통령의 진천 선수촌 격려 방문 자리에는 심 선수가 참석하지 않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일부 취재진과 심 선수의 매니지먼트사(갤럭시아SM)가 상황 파악에 나서면서 폭행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한편 폭행 사건 이후 선수촌을 이탈했던 심 선수는 18일 밤 선수촌에 복귀, 19일 오전 훈련에 참가했다. 그리고 폭행 사건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심 선수의 매니먼트사 갤럭시아SM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표팀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정확한 사실 확인을 통해 선수를 보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선수와 코치 사이에 발생한 일에 대해 사실 확인이 명확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측성 기사가 양산되고 있다. 감독 기관인 연맹에서 사태 전모를 정확히 파악해 소상히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며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또 올림픽을 앞두고 심석희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표하며 "선수의 안정이 가장 필요하다. 선수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회복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끝으로 "이번 사건을 통해 충격이 가장 큰 것은 선수 본인"이라고 강조하며 "심 선수는 올림픽을 위해 훈련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본인의 의지로 훈련장에 복귀한 상태다.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폭행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빙상연맹도 뒤늦게 입장을 밝혔다.
빙상연맹은 19일 "심석희 사건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며 "그 후 정확한 조치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어 "심 선수가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심 선수를 폭행한 코치 A씨를 직무 정지 시키고 지난 2006 토리노 올림픽에서 코치를 맡았던 박세우 경기 이사를 코치로 합류시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