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손석희 앵커가 MB에게 고개 숙인 문 대통령의 사진을 다시 꺼내든 이유 (영상)

인사이트JTBC '뉴스룸'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발언을 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팽팽한 각을 세우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정치보복'을 운운하자, 문 대통령은 곧바로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례적으로 감정을 표출했다.


전·현직 대통령 간의 갈등이 깊어가는 가운데, 손석희 앵커가 9년 전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포착된 사진 한 장을 다시금 꺼내 들었다.


이 사진에 담긴 스토리를 풀어낸 손 앵커는 "프레임을 바꿔 위기를 탈출하려는 것 아닌가"라며 현재 이 전 대통령의 행보에 물음표를 던졌다.


지난 18일 손 앵커는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2009년 5월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故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 장면을 화면에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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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의 따가운 햇볕이 쏟아졌던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수많은 시민들이 고인의 죽음을 애통해했다. 


그 중에는 이 전 대통령(당시 현직 대통령)도 있었다. 이 전 대통령 내외가 헌화하는 순간 "어디서 분향을 하냐"며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던 백원우 민정비서관이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에게 "정치 보복으로 살인에 이른 정치 살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사죄하십시오"라고 외쳤다.


이 전 대통령은 흘끗 고개를 돌렸지만 흔들림 없는 자세로 분향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갔다.


팽팽한 긴장감이 장내를 가득 채우던 그때 상주의 자격으로 왼팔에 완장을 차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당시 전 비서실장)이 이 전 대통령을 찾아왔다.


문 대통령은 정중하게 이 전 대통령에 고개를 숙인 뒤 앞서 벌어진 소란스러움에 대해 대신 사과했다. 노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친구'라 불렀던 문 대통령은 그 사과가 자신의 몫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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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뒤, 영결식장에서 정중한 사과를 받았던 이 전 대통령은 측근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청렴결백함을 호소했다.


기자회견에서 '정치 보복'과 '보수의 궤멸' 등을 논하던 이 전 대통령은 갑자기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손 앵커는 "많은 이들로부터 적어도 그 죽음의 간접적 책임의식이라도 요구받고 있는 그가 이를 다시 끄집어낸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반문했다.


이어 "이른바 프레임을 바꿔 위기를 탈출하려는 것. 즉, 법적 책임의 문제를 정치적 싸움의 수로 돌파하기 위한, 어쩌면 '보수의 재결집'을 노린 승부수"가 아니겠냐며 조심스러운 추측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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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측근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다스를 둘러싼 의혹들이 하나 둘 사실로 밝혀지자 이 전 대통령이 불리한 형세를 타개하려 갑자기 '고인의 죽음'을 꺼냈다는 것.


손 앵커는 "분석은 넘쳐나지만 그런 분석조차 필요 없이, 광장을 통과해온 시민들이 이미 알고 있지 않을까"라며 앵커 브리핑을 마쳤다.


9년 전을 회상하며 이 전 대통령의 의중을 내다본 '앵커브리핑'에 시청자들은 "광화문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것",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죗값을 치르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17일 이 전 대통령은 삼성동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역사 뒤집기와 보복 정치로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데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 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4대강 살리기, 자원외교, 제2롯데월드 등 여러 건의 수사가 진행됐으나, 자신의 일했던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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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MB의 노 전 대통령 죽음·정치보복 거론에 분노"지난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본 문재인 대통령이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분노에 "아무 반응 하지 말라"고 지시한 이명박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성명서를 강하게 비판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측근들에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말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