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이 총리 "가상화폐 투자하다 문제 터지면 결국 정부 탓할 것"

인사이트(좌) 이낙연 국무총리, (우) 비트코인 기념주화 / 연합뉴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이낙연 총리가 최근 광풍이 불고 있는 가상화폐와 그 문제를 대비한 규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내놨다.


지난 14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서울 종로 CGV 피카디리 1958 극장에서 페이스북 친구 20명과 함께 영화 '1987'을 관람했다.


이 총리는 SNS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뒤 근처 호프집으로 이동해 뒤풀이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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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모임 참석자 중 한 명은 이 총리에게 "블록체인 기술 관련 업체에서 근무하는데 정부 분위기에 따라 해외에 법인을 세워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 총리는 "블록체인과 (규제 대상인) 암호화폐가 하나인 것은 아니다"라며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문제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키코 사태를 보면 개인의 탐욕 때문에 덤볐다가 안 되면 정부 탓하고 그랬다"라며 "경고를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경고음을 정부가 발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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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는 파생금융상품이다.


수출 중소기업들이 환 헤지 목적으로 대거 가입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 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상당수가 피해를 봤다.


과거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터라 정부 입장에서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에 따른 출구 전략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총리는 "블록체인을 블록(금지)할 생각은 분명히 없다"라며 오히려 "육성하겠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이낙연 총리와 김동연 기획재정부장관겸 경제부총리 / 연합뉴스


그러나 "단지 암호화폐가 이상과열 현상을 보이고 그 뒤에 올 것이 뭔가 정부도 두렵다"라며 "'질서 있는 퇴장을 시키겠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정부 고민이 그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5일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전국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가상화폐 규제에 따른 찬성 입장이 78.2%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거래소 폐쇄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42.6%, '폐쇄에는 반대하지만 규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35.6%로 집계됐다.


또 '폐쇄와 규제 모두 반대한다'는 의견 12.1%, '잘 모름' 9.7%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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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자 경험을 묻는 항목에서는 '투자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86.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현재 투자하고 있는 응답자들의 연령대별 분포를 살펴보면 20대가 14.8%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30대 8.3%, 40대 6.8%, 50대 5.6%, 60대 이상 3.8% 등의 순이었다.


해당 조사는 12일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이다.


"가상화폐 투자하게 해주세요"…청와대 청원 '17만명' 돌파정부가 가상화폐 투자 규제 의지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이 시작됐다.


180만원 하던 가상화폐 '한 시간'만에 1500원으로 '폭락'편법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를 사들인 투자자들이 '쪽박'을 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