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금기에 도전하고 통념을 파괴하는 충격적인 드라마"
전 세계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작품이 있다. 다름 아닌 '블랙 미러(Black Mirror)'.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는 지난 2011년 영국 채널4에서 최초 방영된 이후 크나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야기의 시작은 새벽에 영국 수상이 공주가 납치됐다는 급보를 받으면서 빠르게 흘러간다.
납치범은 공주를 인질로 삼아 영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릴 만한 조건을 제시한다.
"공주를 살리고 싶다면 당일 오후 4시까지 돼지와 성관계하는 장면을 TV로 생중계하라. 그렇지 않다면 공주를 살해하겠다"
아니,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인가. 수상은 이를 거짓이라 여기고 납치범의 요구에 대처하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흘러가면서 상황은 긴박하게 흘러간다.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사회를 안정시키기 위해 모든 언론을 통제하려고 애쓰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황이었다. 온라인을 통해 영상과 내용이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결국 매스미디어까지 해당 사실을 대서특필하며 속보로 전했고, 과연 영국 수상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만약에 당신이 수상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블랙 미러'는 이와 같은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그동안 매우 차분하고 모범적이라고 여겨졌던 영국 드라마계에 과감하게 금기에 도전하는 '반항아'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블랙 미러'가 전 세계 팬들을 매료시킨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블랙 미러'는 극 초반부에서 "과연 영국 수상이 성관계 장면을 생중계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그러나 점차 이야기가 절정으로 향하며 드라마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며 시청자들을 당황케 만든다.
특종을 위해, 더 자극적인 내용을 위해 매달리는 매스미디어의 모습 그리고 그 미디어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여론.
대의를 위해 한 사람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대중의 심리, 이 모든 과정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군중심리.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일종의 '미러링' 효과를 준다. 현대사회가 빠르게 변하며 과학기술과 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사회에 드리워지는 어두운 그림자를 조명한 것이다.
현재 '블랙 미러'는 지난 2011년 시즌 1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시즌 4까지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진 이야기로 방영됐다.
다만 팬들은 다소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다. 시즌 4까지 진행되면서 처음에 보여줬던 참신함이 다소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블랙 미러'의 충격과 파급력은 여느 작품과 비교 불가다. 불편한 소재를 요리해 심오한 메시지를 던지는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를 통해 당신의 본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