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충남 서해안과 전국에 눈이 내리자 군 장병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지난 9일 대한민국 공군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충남 서산에 위치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장병들이 제설작전에 나선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속 장병들은 비행기가 안전하게 뜨고 내릴 수 있도록 활주로의 눈을 치우고 있다.
공군에는 여러 개의 활주로가 있고 광활한 면적의 부대를 치워야 하는 만큼 '마징가'라고 불리는 특수한 제설 장비가 있다.
'SE-88'이라는 정식 명칭을 가진 이 장비는 퇴역한 전폭기 'F-4 팬텀'의 제트 엔진을 재활용해 만든 공군만의 특별한 제설 장비다.
제트 엔진이 뿜어내는 강한 바람과 열을 활용해 눈을 녹이거나 날려버리는 장치다.
그러나 SE-88는 오직 활주로 제설에만 사용되기 때문에 비행단 내 인도와 차도 등은 여전히 장병들이 넉가래와 눈삽으로 치워야 한다.
사진에서도 장병들은 직접 제설 장비를 들고 나와 눈을 치우고 있다.
공군에서 복무한 뒤 전역한 일부 누리꾼들은 마징가의 위력에 대해 극찬하면서도 녹은 눈이 얼음이 되면 또 사람이 치워야 한다며 증언하고 있다.
안전과 유사시 긴급 출동을 위해 항상 부대를 정비해야 하는 군인들 사이에서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아름답게만 보이지 않는다.
새벽에 많은 눈이 내릴 경우 잠을 자다가 일어나 눈을 치우러 나오는 경우도 있어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라는 표현도 사용하곤 한다.
겨울철 로멘틱함을 더해주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눈이지만 처해진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한편 이날부터 오늘(10일)까지 대전·충남·세종 등 서해안 지역에는 최고 12.9cm의 눈이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