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1987'이 흥행하면서, 극 중 김윤석 등이 맡았던 당시 실존 인물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악명을 떨쳤던 고문 기술자 이근안의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 9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1987' 당시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고문했던 이근안을 재조명했다.
고문 기술자 이근안은 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으로 존재가 알려진 일명 '박처원 사단'의 일원이다.
그는 1980년대 군사독재 정권 시절의 경찰로, 많은 민주화운동 인사와 무고한 시민을 잔인한 방법으로 고문한 것으로 유명하다.
독재정권이 물러가면서 10년이 넘는 도피행각을 벌였던 이근안은 2000년에 들어서야 징역 7년형을 받고 만기 복역한다.
2006년 출소 후 이근안은 고문 기술자로 활동했던 과거를 자랑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했다.
지난 2010년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그때로 돌아가도 나는 똑같은 일을 할 것"이라며 "내 행동은 '애국'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문도 "하나의 예술"이라고 표현해 충격을 안겼다.
자신의 과거에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던 이근안. 그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최근 영화 '1987'이 흥행하면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이근안과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이근안이 기거하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자택까지 찾아갔으나 이근안은 "30년 전 얘기"라며 "기억도 잘 안 난다"고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러면서 "관련된 사람들은 다 죽고 나 혼자 떠들어봐야 나만 미친X 된다", "살 거 다 살고 나와서 지금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고 싶지 않다"라고 발언했다.
이근안은 반성하기보다는 오히려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김현정의 뉴스쇼'는 전했다. 보도를 접한 여론은 분노로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영화 '1987'에 등장하는 고문 경찰의 가혹함은 실제 '박처원 사단'을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졌다.
CBS에 따르면 '1987'에서 배우 김윤석이 연기했던 실존 인물 대공처장 박처원은 영화와 달리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으며 10년 전 노환으로 사망했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