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LG 트윈스에는 슬픈 전설이 담긴 시계가 있어"
프로야구 LG 트윈스 구단주인 구본무 LG 그룹 회장의 염원이 담긴 시계가 눈길을 끈다.
지난 1994년, 정규리그를 우승한 LG 트윈스는 여세를 몰아 태평양 돌핀스를 4전 전승으로 누르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 우승에 이어 4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후 LG 트윈스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지난 1995년 플레이오프 진출했고 1997년과 1998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우승에는 실패했다.
답답함을 느낀 구 회장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리기에 이른다.
해외 출장 중 무려 8천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매해 "우승 시 MVP에게 선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어 구 회장은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시계를 금고에 보관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강산이 두 번 바뀔 정도로 긴 시간인 23년이 흐를 동안 시계의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았다.
LG 트윈스가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2000년대 들어서 LG 트윈스의 최고 성적은 지난 2002년 거둔 준우승이다.
무려 23년 동안이나 LG 그룹 금고에 보관돼 있던 MVP 용 시계.
오는 3월 24일 개막하는 2018 KBO 리그에서 이 시계의 주인공이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