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지난 7일 자신이 출연한 영화 '1987'을 관람한 강동원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영화를 준비하면서 '내가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게 (희생자 분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강동원이 출연한 영화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 민주 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다.
영화를 기획하던 2016년은 박근혜 정부의 집권 시기였으나 강동원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획 초기부터 참여 의사를 밝히며 힘을 보탰다.
제작사에 따르면 강동원은 본인이 볼 정치적 불이익에 대한 우려보다 본인이 도드라져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이처럼 강동원의 소신 있는 행동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가 지난해 11월 한 일본 매체와 했던 인터뷰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영화 '마스터'의 일본 개봉을 앞두고 일본 패션 잡지 '에끌라(eclat)'와 나눈 인터뷰에서 강동원은 자신이 생각하는 배우의 사명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동원은 "제가 생각할 때 배우는 연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아픔도 표현하는 직업"이라며 "그래서 자신을 알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타인에 대해 안다는 것은 항상 사회적인 이슈나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동원은 "배우는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대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야 하고, 그들의 아픔까지 치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이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건 일종의 사명감과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편 강동원은 지난해 3월 외증조부의 친일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강동원이 '1987'에서 이한열 역을 맡을 자격이 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강동원은 "제 외증조부의 부끄러운 과거를 알게 됐다"며 "이번 일을 통해 역사에 대해 더 공부하고 또 반성해나가겠으며, 미약하게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겠다"고 사과했다.
강동원은 이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에 대한 여론을 바꿔놓고 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