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부모에게 한창 사랑받을 나이에 갖은 학대와 구타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던 준희 양이 세상을 떠났다.
그런 준희 양이 하늘나라에서만큼은 행복하길 바라며, 주변 이웃들은 평소 아이가 먹고 싶어 했을 과자를 놓아두는 것으로 추모의 마음을 대신했다.
지난 4일 오전 준희 양 사망사건에 대한 현장 검증이 시작됐다. 딸을 제 손으로 묻은 친부 고모(37)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아파트 단지에 나타났다.
고씨는 지난해 1월 29일 딸을 친모로부터 데려온 뒤 말을 듣지 않는다며 발로 짓밟고 쇠자로 때리는 폭행 장면을 재연했다.
평소 주변 이웃에게 친절했다는 고씨. 그런 고씨가 딸 암매장 유기범으로 다시 아파트에 나타나자 이웃들은 불안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현장에 모인 일부 주민들은 "얼굴 공개해라. 살인자다"라고 외쳤으며, 집안에서 학대로 괴로워했을 준희 양 생각에 눈시울을 붉히는 시민도 있었다.
준희 양이 죽기 전까지 살았던 아파트 대문 앞에는 국화꽃 한 송이와 준희 양이 먹고 싶었을 과자 하나가 놓였다.
함께 있는 메모 속에는 "이모가 꺼내주지 못해서 미안해. 하늘에선 괴롭고 아프고 무서운 거 그런 거 없이 편안하고 따뜻하고 포근하길 기도하고 또 기도할게"라고 적혀 있었다.
현장 검증은 준희 양이 묻힌 군산의 한 야산에서도 이어졌다. 친부 고씨는 덤덤한 표정으로 땅을 파고, 시신 묻는 장면을 재연했다.
지난해 4월 이곳에 유기된 준희 양은 무려 8개월이란 시간 동안 차가운 땅속에 홀로 있었다.
그 모습이 마음 아팠던 주민은 초코파이와 딸기우유를 사들고 야산을 찾았다.
준희 양이 묻힌 곳에 간식을 놔둔 이 주민은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 사랑을 듬뿍 받아야 할 나이인데 나쁜 부모를 만났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손녀가 생각나 초코파이 한 상자와 딸기 우유를 가져다 놓았다"며 "다음 생엔 좋은 부모 만나 사랑받는 아이로 태어나길 기도한다"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