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전원을 해고했다. 최저 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이 그 이유였다.
특히 해당 아파트는 앞서 경비원들의 휴게 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임금을 줄이는 '꼼수'를 썼다가 논란이 된 곳이었다.
지난 4일 SBS 8시 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H 아파트 경비원들은 2017년 막바지인 지난달 28일 "이달 말 해고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엄동설한에 경비원 94명 전원이 직장을 잃은 것이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경비업무 관리의 어려움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에 경비원들은 황당하기만 하다. 한 경비원은 "막막하다. 하루아침에 다 잘리는 건데. 끙끙 앓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현재 경비원들의 심경을 대신 전했다.
경비원 94명을 전원 해고한 입주자대표회의는 앞으로 용역업체를 통해 다른 경비원들을 재고용할 예정이다.
이 소식에 해고 위기에 놓인 경비원들이 "용역 전환을 재고해달라"고 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정리 해고를 위해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또 해고를 하지 않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한 뒤 50일 전에 통보하고 노조와 성실히 협의해야 한다.
이번 사안을 두고 이장호 노무사는 "하필 이제 와서 관리상의 미숙이라든지 이런 부분을 이유로 용역으로 전환하는 건, 경영상의 긴박한 필요성이 있냐는 점에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비원 94명 전원 해고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입주자 대표회의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