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단체로 맞춘 듯한 야구점퍼를 입고 거리를 걷는 학생들, 대학생인가 싶었으나 안에는 교복을 입고 있다.
'학잠'은 '학교 잠바'의 줄임말로 주로 대학생들이 함께 맞춰 입는 야구점퍼를 뜻한다.
그런데 대학생들뿐 아니라 최근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학잠' 열풍이 불고 있다.
작년부터 일부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 중심으로 '학잠' 맞추기가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일반고까지도 확대되는 추세다.
'학잠'은 4~5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고등학생들의 복장 고민을 덜어준다는 장점이 있다.
유행에 민감한 고등학생들이 비싼 외투를 사 입느라 본의 아니게 '등골 브레이커'가 되는 경우를 막아주는 것이다.
직접 색상과 디자인을 고르고 학교와 이름을 박아 넣으면서 학교에 대한 소속감이 높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학잠 열풍'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 이들도 있다. 이는 과거 대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됐던 문제들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학잠이 고교 서열주의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학잠 착용은 최근 일반고까지 확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상당수가 특목고와 자사고에 집중돼 있다.
일반고 학생들은 주로 특목고 학생들이 입고 다니는 학잠을 보고 위축되는 기분을 느낀다고 말한다.
구매에 대한 압박이 있다는 점도 단점 중 하나다.
고등학생들은 개인의 자율성보다 또래 간 압력이 더 크기 때문에 이를 입고 싶지 않아도 친구나 선배의 눈치를 보느라 구매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