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민수 기자 = 고준희 양의 친부가 아이긴 때리긴 했지만 죽이진 않았다고 주장해 공분을 사고있다.
4일 오전 10시께 전북 완주군 봉동읍 한 아파트에서 '고준희 양 유기 사건'으로 구속된 고모 씨의 현장 검증이 진행됐다.
현장에 나타난 고씨는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점퍼 모자로 얼굴을 둘러맨 상태였다.
내연녀 이모 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현장 검증을 거부한 채 호송 차량에서 내리지 않았다.
40분가량 진행된 현장 검증을 마치고 나온 고씨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준희를 죽이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씨는 "폭행을 저지른 부분은 있지만 준희를 죽이지 않았다"며 "아이의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준희한테 너무 미안하다. 죽을 때까지 미안하다"며 "평생을 반성하고 준희에게 사죄하며 살겠다"고 말한 뒤 호송 차량에 올랐다.
현장 검증이 진행된 아파트는 준희 양이 지난해 1월 고씨와 이씨에게 맡겨진 뒤 같은 해 4월 26일 숨지기 전까지 거주했던 곳이다.
특히 고씨가 다닌 회사 동료가 모여 사는 아파트였기에 주민들의 충격은 이만저만 아니었다.
현장 검증 10분 전 이들을 태운 경찰 호송 차량이 나타나자 수십명의 주민들은 고성을 지르고 욕설까지 내뱉었다.
주민 이모 씨는 "고씨는 이웃에 살며 인사도 주고받던 사람이었다"며 "짐승도 하지 않을 일을 벌여 놓고 떳떳하게 생활을 해왔던 모습을 떠올리니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주변에 모인 수십 명의 주민들은 현장감식을 진행하는 내내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하며 고씨를 비난했다.
눈시울을 붉히는 주민들도 보였다.
한편 전주 덕진경찰서는 구속된 고씨와 이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내연녀 어머니 김모 씨 등 3명 모두에게 적용된 사체 유기 혐의와 위계에 의한 공무 집행 방해 혐의는 유지된다.
김민수 기자 mins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