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을 차단할 수 있는 피부 패치가 개발됐다.
싱가포르 난양(南洋) 이공대학(NTU: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생명공학부 천펑(Chen Peng) 박사 연구팀은 지방을 저장하는 백색지방(white fat)을 지방을 연소시키는 갈색지방(brown fat)으로 바꿔 지방 축적을 차단하는 피부 패치를 개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8일 보도했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은 잉여 칼로리를 저장하는 백색지방과 저장된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갈색지방 등 두 종류의 지방조직을 가지고 있다.
갈색지방은 백색지방에 저장된 에너지를 연소시켜 체지방을 줄여주기 때문에 건강에 이로운 지방이지만 인간에게는 태아와 신생아 때를 제외하곤 거의 없고 성인에게는 소량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피부 패치는 쥐 실험에서 체지방을 크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고 천 박사는 밝혔다.
이 피부 패치에는 머리카락보다 가는 마이크로 침(micro-needle)이 수백 개 박혀있으며 이 침들에는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 길항제(B3 ARA: beta-3 adrenalgic receptor agonist) 또는 갑상선 호르몬인 트리요오드티로닌(T3, Triiodothyronine)이 들어있다.
이 두 가지 약은 모두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연구 결과 알려져 있다.
B3 ARA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과민성 방광 치료제로 승인한 약이고 T3는 갑상선 기능 저하에 사용되는 갑상선 호르몬이다.
그러나 지방 축적 차단을 위해 이를 경구 투여 같은 통상적인 복용 방식대로 투여하는 경우 원치 않는 비 표적 조직(non-targeted tissue)에 약물이 축적되고 또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 피부 패치를 통해 투여하면 약물이 피하 지방조직에만 들어간다.
이 피부 패치를 약 2분 동안 누르고 있으면 마이크로 침들이 피부 속에 박힌다. 이후 패치는 떼어낸다.
피부 속에 박힌 마이크로 침들은 서서히 분해되면서 그 속에 들어있는 약물이 밖으로 나와 피부밑에 있는 백색지방으로 침투, 이를 갈색지방으로 전환시킨다고 천 박사는 설명했다.
이 패치를 쥐에 실험한 결과 5일 만에 주변 백색지방 조직이 갈색지방으로 바뀌면서 에너지 소비가 증가했다.
고지방 먹이를 먹인 쥐들은 4주 동안 체지방이 30% 이상 줄었다. 이 쥐들은 또 다른 쥐들에 비해 혈중 콜레스테롤과 지방산 수치도 현저히 낮았다.
이 패치에 넣은 약물은 경구나 주사 투여에 사용되는 용량보다 훨씬 적고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 피부 패치를 만드는 비용은 3달러 50센트(약 3천800원)면 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전문지 '스몰 메소드'(Small Methods)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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