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싸늘해진 주검으로 발견된 5살 고준희 양의 친아버지 고모(36) 씨가 시신을 유기한 뒤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 정황이 포착됐다.
고준희 양 친아버지 고씨는 어린 딸의 시신을 유기한 뒤 주변에 설치된 CCTV를 의식이라도 한 듯 마치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버젓이 딸을 찾으러 다니는 시늉까지 했다.
심지어 내연녀 이모(35) 씨의 어머니 김모(61) 씨는 고준희 양의 생일이던 지난 7월 22일 아이 생일이라며 미역국을 끓여 이웃에게 나눠주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지난 30일 JTBC '뉴스룸'은 딸 고준희 양 시신을 유기한 뒤 사건을 숨기기 위해 치밀하게 행동한 친아버지 고씨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고준희 양 친아버지 고씨는 한 가게 안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무언가를 한참 설명하며 묻더니 가게 앞 의자에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CCTV 영상에 찍힌 이날은 친아버지 고씨가 경찰에 고준희 양 실종신고를 마친지 이틀만인 지난 10일이었다.
친아버지 고씨는 집에서 500여미터 떨어진 가게 상점 여러 곳을 일부러 돌아다니며 딸 고준희 양을 찾아다닌 것이다.
상가 관계자는 "CCTV가 주변에 있는지 보는 것처럼 느긋하게 마치 급박하거나 딸이 실종됐다거나 이런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마디로 말해 고준희 양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집 주변을 돌아다니며 딸 고준희 양을 찾는 시늉을 한 셈이어서 충격을 준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고준희 양을 야산에 묻은지 이틀만인 지난 4월 29일 친아버지 고씨는 경남 하동으로 내연녀 등 4명이 이틀 동안 가족여행까지 떠났다.
펜션 주인에게 아이가 2명이 있다고 말해 고준희 양이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이외 친아버지 고씨는 매달 양육비 명목으로 60만~70만원을 은행 계좌를 통해 주고 받는가 하면 집안에 장난감과 어린이 옷 등을 진열해 아이가 생존한 것처럼 꾸몄다.
친아버지 고씨의 내연녀 어머니는 이웃들에게 아이 때문에 일찍 집에 들어가봐야 한다면서 귀가를 재촉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경찰 과학수사 결과 최근 들어 아이 생필품을 구매한 내용이 없었고 고준희 양 칫솔에서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는 등 결국 덜미가 잡히고 말았다.
경찰 관계자는 "친아버지 고씨가 내연녀 어머니 김씨에게 매달 계좌를 통해 양육비를 보내는 등 고준희 양을 실제 키우는 것처럼 알리바이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고준희 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타살 여부 등을 밝혀내기 위해 수사력을 총동원해 조사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