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부산시가 시행하고 있는 '핑크라이트' 캠페인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핑크 라이트'란 열쇠고리 모양의 발신기 '비콘'을 소지한 임산부가 2m 이내로 접근하면 임산부 배려석 옆에 부착된 분홍색 라이트가 반짝이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임산부는 눈치 보지 않고 자리를 양보받을 수 있으며 일반 승객들 역시 임산부를 쉽게 알아보고 자리를 양보할 수 있다.
이는 도시철도에 임산부 배려석이 마련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대로 배려가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고안됐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지정된 임산부 배려석이 7천 석이 넘지만, 한눈에 봐도 임산부가 아닌 승객이 앉아가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임산부 배지가 있어도 잘 눈에 띄지 않아 일반 승객들이 주변에 임산부가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최근 보건복지부가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산부의 40.9%가 '임산부로서 배려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일반 승객을 대상으로 배려하지 못한 이유를 물었을 때는 '임산부인지 몰라서(49.4%)'가 가장 많았고 '방법을 몰라서(24.6%)'가 뒤를 이었다.
특히 배가 나오지 않은 초기 임산부의 경우 자리를 배려받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부산시는 지난해 4월부터 부산-김해 경전철 차량에 한해 '핑크 라이트'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은 임산부와 일반 승객들에게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세계 3대 광고 중 하나인 뉴욕 페스티벌에서 5만여 편의 작품 중 파이널 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이를 벤치마킹하고자 일본 도쿄메트로 직원들이 부산에 방문했다.
캠페인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부산시는 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시는 4억 3천만원을 들여 이달 말부터 도시철도 3호선에 총 320개의 수신기를 설치하고 무선 발신기 2만 8천개를 임산부에게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임산부는 도시철도 3호선 환승역(대저·덕천·미남·연산·수영역)과 보건소에서 발신기를 받을 수 있다.
부산시는 만족도가 높을 경우 사업을 1, 2호선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