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한순간에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남편이 소방관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유가족 위로차 화재 현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에게 화재 참사로 아내 정경자(64) 씨를 잃은 유가족 김인동 씨는 "소방공무원 벌 절대로 주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누구라도 붙잡고 원망을 쏟아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인동 씨는 그러지 않았다.
김인동 씨는 소방관과 시청공무원에게 화재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지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이날 김인동 씨는 "이런 일이 자산이다. 한 번 경험했으니 그 사람 그 자리에 두면 얼마나 잘 하겠냐. 두 번 다시 이런 공부를 할 수 없다"고 말을 꺼냈다.
김인동 씨는 "그 사람들 푸념이나 절이나 하고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면 그게 끝"이라며 "절대 징계나 인사이동 바라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징계를 받지 않으면 얼마나 미안하겠냐"며 "그 사람들 목숨 걸고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추미애 대표는 "힘드시죠"라고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유가족의 손을 잡았다.
추미애 대표는 "안전 문제에 대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습관처럼 소홀히 하는 것들이 누적되면서 위급할 때에 큰 화로 돌아온다"며 "총체적인 점검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추미애 대표는 당시 화재 진압에 투입됐던 소방대원들을 만나 위로하는 자리도 가졌다. 하지만 소방대원들은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 모습을 본 추미애 대표는 유가족들도 소방대원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하며 불길에 뛰어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소방대원들을 다독였다.
한편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제천 스포츠센터는 곳곳에 설치된 뇌관만 작동하면 언제든 터질 수 있었던 '시한폭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십 명의 인명피해를 낸 화재 당시 제천 스포츠센터 생존자들은 건물 내 일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현재 제천 스포츠센터 대형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충북지방청 수사본부가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진민경 기자 minkyeo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