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23일(목)

제천 화재 참사 현장서 '15명' 목숨 구한 할아버지와 중3 손자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제천 스포츠 센터 화재 현장에서 한 할아버지와 손자의 용기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


21일 충북 제천의 한 8층짜리 스포츠 센터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날 4층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던 이상화(69) 씨와 손자 재혁(15) 군은 불이 난 것을 알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출입구를 통해 연기가 빠르게 올라오면서 1층과 2층 사이에서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하고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2층과 3층 사이에서 여성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있자 할아버지와 손자는 계단 옆 창문을 통해 이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이들은 사우나실에 있다가 옷을 미처 입지 못한 여성들이 뛰어내리기를 머뭇거리자 등을 떠밀며 탈출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60대 여성이 주춤하며 용기를 내지 못하자 이들은 아래로 내려가 이 여성을 온몸으로 받아내기도 했다.


할아버지와 손자는 이 과정에서 목과 다리를 다쳐 현재 제천 서울 병원에 입원했다.


이날 이들의 활약으로 목숨을 구한 사람은 모두 15명이었다.


인사이트MBC뉴스


한편 할아버지 이상화 씨는 학군사관(ROTC) 출신으로 특수훈련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격을 지녔으며, 과거 봉양디지털고등학교 교장으로 있다가 퇴직한 교육자로 알려졌다.


손자 이재혁 군은 대제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재혁 군은 "당시 탈출 대열에 끼지 않고 3층으로 다시 올라간 여성들의 생사가 매우 궁금하다"며 "피해가 너무 커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사이트MBC 뉴스


이날 소방 당국의 구조 작업이 늦어지자 직접 구조에 나선 시민들은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시민들 중에는 청소용 사다리차를 끌고 와 사람들을 구조한 이가 있는가 하면 사람들이 비상구를 찾지 못할까 봐 마지막까지 남아 길을 안내한 이도 있었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화 속에서도 의로운 시민들의 용기 덕분에 더 큰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


화재 사실 알려 남탕에 있던 손님 전부 살린 제천 목욕탕 이발사긴박한 상황에서도 손님들을 먼저 대피시킨 이발사의 용기가 수많은 생명을 살렸다.


"제천 화재 초기 대응 잘못했다"는 반응에 현직 소방관이 남긴 글자신을 현직 소방관이라고 소개한 어느 누리꾼이 이번 제천 화재 사고 대응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