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해리 기자 = 사귀지 않고 '썸'만 타다가 헤어진 여성의 사연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딩고 스낵비디오'에는 '이별택시, 썸이 이별이 되기까지'라는 제목의 영상 한편이 올라왔다.
콘텐츠 플랫폼 딩고에서 진행하는 '이별택시'는 작사가 김이나가 직접 운전해 이별한 사람들을 태워 이별한 사연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이날 '이별택시'에 오른 손님은 음악을 전공하는 차소연 씨였다.
소연 씨는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같은 학교 선배와 '썸'을 타기 시작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미술을 전공하던 선배와 음악이 전공이던 소연 씨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가 되어줬다.
이상적인 관계가 지속되자 소연 씨는 자연스럽게 미래를 그려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썸'의 기준이 뭐냐는 김이나의 질문에 소연 씨는 "목적 없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이나는 "남자는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여자에게 목적이 없는 시간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그녀의 말에 공감했다.
소연 씨는 그 선배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새벽 2~3시가 넘는 시간까지 끊이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여느 연인 못지않은 달달한 관계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소연 씨 자신도 모르게 '썸'은 끝나가고 있었다.
소연 씨는 "초반에는 카톡으로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이모티콘 등을 보내며 정성스럽게 답장이 오던 그가 나중에는 'ㅇㅇ'이라는 성의 없는 답변만이 돌아왔다"고 털어놨다.
그 순간 소연 씨는 "'아, 끝났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이나는 그의 변한 행동을 듣고 조심스럽게 "혹시 그분이 다른 이성이 생긴 건 아니냐"고 질문했다.
소연 씨는 "저랑 썸 탔을 때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제 친구랑 사귀고 있다"며 씁쓸한 표정으로 답했다.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던 소연 씨는 그렇게 혼자 이별을 해야 했다.
소연 씨는 "티를 안 내고 괜찮은 척했지만, 집에서 혼자 '난 뭐지', '혼자 썸을 탄 건가'라는 생각을 되뇌었었다"고 '썸'이 끝난 당시에 느꼈던 심정을 전했다.
이어 소연 씨가 자신의 감정을 담아서 썼다고 공개한 곡 '아무 사이 아니니까'는 당시에 소연 씨가 혼자 고뇌하고 아파했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있었다.
김이나는 "'썸'이라는 게 상당히 비겁한 것 같다"라며 "왼손에는 면죄부를 잡고, 오른손에는 연애 감정을 느끼는 거다"라고 말했다.
혼자 남아서 이별을 해야 했던 소연 씨는 후회와 미련이 가득 적힌 가사집을 가져와 과감하게 쓰레기통에 버리며 과거를 잊고 새로운 사랑을 기원했다.
해당 영상은 수많은 청춘들의 공감을 얻으며 조회 수 5만 회가 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소연 씨의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내 이야기같이 느껴져서 울 뻔했다", "서로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든 것 같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최해리 기자 haer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