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화장 지워질 정도로 슬프다"···'신파' 논란 속 1위 지키고 있는 영화 '신과 함께' 솔직 리뷰

인사이트영화 '신과함께' 스틸컷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오늘(20일) 오전 10시 기준 예매율 '57.4%'를 돌파하며 2017년 최고의 기대작임을 개봉 첫날 인증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죄와 벌'은 '인생 만화'라는 극찬을 받은 '파괴왕'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영화는 인간이 죽은 뒤 저승에서 저승법에 따라 49일 동안 7번의 재판을 받는 일련의 과정을 그린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등 7개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주인공 김자홍은 어린 소녀를 구하다 죽은 정의로운 소방관으로 나온다. 그는 죽어서도 "어머니를 보게 해달라"며 울부짖는 지극한 효심을 가진 청년이다.


강림, 해원맥, 덕춘 등 저승 삼차사는 이처럼 착하게 살아온 김자홍을 19년 만에 나타난 '정의로운 망자'라 판단하고 그를 다시 환생시키려 고군분투한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영화 '신과함께' 스틸컷


사실 영화는 주호민 작가가 그린 원작과 많은 부분에서 달라, 원작 느낌을 원한 팬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먼저 웹툰 속 김자홍의 직업은 '평범한 회사원' 이었으나, 영화 속에서는 온몸을 바쳐 시민들을 구하는 의로운 '소방관'으로 나온다.


원작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히는 '진기한 변호사'도 영화 속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메가폰을 잡은 김용화 감독은 웹툰의 방대한 양을 2시간짜리 영화로 담아내야 해, 어쩔 수 없이 극적인 설정을 취하고 몇몇 인물을 합친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영화 '신과함께' 스틸컷


만약 원작 웹툰을 보지 않았다면 영화를 흥미롭게 볼 만한 요소는 꽤 많다.


관람객들은 용암이 들끓는 화탕영도부터 칼날로 이뤄진 숲까지, 무시무시한 '저승'이라는 곳을 간접적으로나마 리얼하게 체험할 수 있다.


김용화 감독은 350억원을 들여 국내에서 구현할 수 있는 모든 CG와 VFX 기술을 사용, 상상 속 지옥의 위협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실감 나게 재현해냈다.


'해리포터'나 '마블' 영화도 부럽지 않은 '특수 효과'를 냈다는게 관람객들의 평이다.


게다가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김동욱, 오달수, 임원희, 도경수, 장광, 정해균, 김수안, 이정재, 김해숙, 마동석 등 국내 톱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영화 '신과함께' 스틸컷


하지만 '죽음', '삶의 지혜'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많이 던졌던 원작을 기대한 팬이라면 당연히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신과 함께-죄와 벌'은 상업영화다. 감독은 어두운 '사후 세계'를 다뤄서 인지, 너무 무겁게 극이 전개되지 않도록 곳곳에 가벼운 말장난 장치를 넣어놨다.


특히 해원맥은 원작에서의 진중한 면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하게 묘사된다.


또 원작과 달리 주인공 김자홍의 삶에 크게 공감되지 않는 점도 살짝 아쉽다.


원작 속 김자홍은 평범하게 살아온 우리네 인생과 비슷했던 반면, 영화 속 캐릭터는 작은 거짓말도 하지 않고 살아온 티없이 맑은 인물이다. 그는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온 만큼 예상대로 7개 중 6개의 지옥 재판을 쉽게 통과하는데, 매번 긴장감이 없이 재판이 반복되는 구조라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영화 '신과함께' 스틸컷


영화는 원작에서처럼 군대내 폭행, 관심병사, 총기사고 등 문제도 다룬다.


그러나 총기사고를 당해 죽는 인물은 제3의 인물이 아닌, 김자홍의 동생 김수홍으로 바뀌어 있다. 큰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극적인 장치지만, 과도한 설정에 몰입이 오히려 방해됐다는 의견도 많다.


스포일러가 돼 결말을 상세히 얘기할 수는 없으나,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는 '농아'인 김자홍 어머니의 희생 이야기가 그려진다.


감독이 클라이맥스에서 울라고 대놓고 채찍질을 하는 격이니, 많은 관람객들은 실제 현장에서 화장이 지워질 정도로 펑펑 눈물을 쏟는다. 하지만 결국에는 한국 영화에 꼭 등장하는 '모성애', '가족애' 신파라, 소비한 눈물을 금세 후회하게 된다.


PPL인지, 진짜 감동 장치인지 헷갈리는 영화 막바지 부분의 '밥통 효도 스토리'도 상업적으로 느껴져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영화 '신과함께' 스틸컷


숱한 화제와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신과 함께-죄와 벌'.


현재 영화 평점은 '10점' 만점 아니면, 테러 수준인 '0점'으로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0점'은 대부분 원작에 못미쳤다는 볼멘소리가 많은 만큼 웹툰 팬이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웹툰을 먼저 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남자 셋이 입 틀어막고 울었다", "눈물 쏙 빠지게 울다 배꼽 빠지게 웃게 된다" 등 상당히 고평가 받고 있다.


만약 웹툰을 보지 않았다면, 굳이 원작을 찾아보지 않는 것이 더 즐겁게 보는 방법이겠다.


"처음 죽어봐서 당황스럽지?"···역대급 꿀잼 예고한 영화 '신과함께' 예고편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올겨울 최고의 기대작 '신과 함께'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