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생일파티 현장에 '이명박 구속하라'는 피켓을 든 시민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생일축하 송년회가 진행되는 내내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이명박 구속시켜라"는 항의를 이어갔다.
지난 18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이 전 대통령은 '12월 19일'을 미리 기념하기 위해 대선 캠프를 함께 뛰었던 최측근들과 송년회 자리를 가졌다.
'12월 19일'은 이 전 대통령의 생일이자 결혼기념일이며 특히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날이기도 했다.
측근들 사이에서는 '트리플 크라운 데이'로 불리는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이 전 대통령은 매년 이맘때쯤 전·현직 의원들과 만찬을 가져왔다.
올해도 역시 이 전 대통령은 친이계의 수장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와 권성동, 정진석,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과 함께 생일파티를 열었다.
그런데 이날 현장에는 이 전 대통령의 측근 외에도 뜻밖의 손님들이 찾아왔다.
바로 'MB구속'을 외치는 시민들이었다. 이들은 '대왕쥐 생일에 모인 생쥐들', '범죄집단 이명박과 아이들', '적폐원흉 범죄자 이명박', '국민혈세 도둑놈' 등 이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 전 대통령이 도착하자 시민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이명박 구속하라"를 외쳤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상황을 예상한 듯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한 기자가 "국민이 다스는 누구 것인지 묻고 있는데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이 전 대통령은 "나에게 물어볼 것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현재 측근들의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 전 대통령은 대답없이 자리를 떴다.
그때 한 남성이 "이명박 이리와"라고 외치며 이 전 대통령에게 달려들었다. 경호원들이 이 남성의 입을 틀어막고 밖으로 끌어내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이후에도 시민들은 이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만찬이 끝날 때까지 "4대강 비리, 국정원 댓글부대, 일반인 사찰, 방산비리, 이명박을 구속하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한편 이날 이 전 대통령은 "한 해를 보내면서 국민들이 나라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나 자신도 어쩌면 국격이라든가 국익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그렇게 작은 나라가 아니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라고 강조하며 한반도 '4강 외교'에 대해 우회적으로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