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조공 외교" 文 대통령 디스한 뒤 日 아베에게 머리 조아리는 홍준표

인사이트이재명 성남 시장 인스타그램 캡처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대해 "조공 외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난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15일 이재명 성남 시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 대표가 아베 총리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이 시장의 인스타그램 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SNS, 유튜브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홍 대표가 아베 총리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에 대해 이 시장은 "홍 대표님은 대한민국 국민 아닙니까. 미우나 고우나 대통령이 나라를 대표해 외국에 나가 정상 외교 중인데 그 틈에 일본으로 쪼르르 달려가 아베 총리한테 머리 조아리며 꼭 대통령 흉을 봐야겠습니까"라며 "대표님 하는 일이 알현이고 집안 망신입니다. 마음의 고향에 가신 김에 아예 돌아오지 마시던가요"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이 홍 대표를 이 같이 날서게 비판한 이유는 앞서 홍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폄하했기 때문이다.


13일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홍 대표는 15일 일본 주재 한국 기자들과 한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인사이트자유한국당 제공


이날 홍 대표는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황제 취임식에 '조공 외교'를 하러 간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역대 한국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그런 대접을 받은 적은 없다. 공항 영접에 차관보가 나왔고, (정상은) 국빈을 초청해놓고 베이징을 비웠다. 양국 정상 공동 발표문도 제대로 못했다. 상식적으로 국격을 훼손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 정상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4원칙'에 합의한 데 대해 "하나 마나 한 합의"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에 3불(사드 추가 배치 반대,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 편입 반대,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을 약속한 것은 한국의 군사 주권을 거의 포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자유한국당 제공


홍 대표는 또 전날(14일)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핵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회동 직후 동행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알현(지체가 높고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뵘)'하러 가는 날"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평소 거침없는 언행으로 '홍트럼프(홍준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라는 별칭을 얻었고 많은 논란을 샀던 홍 대표이지만 '조공 외교', '알현' 등의 이번 발언은 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에 대해 비판할 수 있어도 외국에 나가서는 되도록 비판을 자제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국 정상이 외국에서 한 정상회담을 폄훼하는 경우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다.


인사이트정청래 전 국회의원 트위터


하지만 홍 대표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일본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는데, 그런 그가 아베 총리에게 머리는 장면이 포착돼 싸늘한 비웃음을 사고 있다.


홍 대표가 아베 총리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홍준표, 아베 알현", "누가 누구 보고 알현했다는 거냐", "딴 나라, 특히 일본에 가서 자국 정상을 폄하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일본이 그렇게 좋다면 일본에서 살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홍 대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giphy '온라인 커뮤니티'


지금도 홍 대표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 대책 회의에서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국빈 방문에 대해 했다는 말이 금도를 넘었다"며 "절대로 묵과할 수 없는 말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역사적 배경을 잘 아는 우리로서 이런 말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홍 대표는 선거 패배를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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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원내대표는 아울러 "아베 총리가 위안부와 국회 내 강제 징용 노동자 기념상 설치문제를 언급하자 홍 대표가 일언반구도 안 했다는데 이것도 믿기지 않는다"며 "아베 총리의 언급은 위안부 문제는 한일간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단 입장이고 기념상 설치를 반대한다는 것인데 이에 홍 대표와 한국당이 암묵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인지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편 홍 대표는 15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와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앞으로 긴밀한 공조하에 북핵에 대처하기로 했다"며 "일본 정부하고 우리 자유한국당하고 생각이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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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보다 일본과 말 통한다"는 홍준표에 표창원의 돌직구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자유당 홍준표 대표가 일본에서 한 발언을 두고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