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1박에 50만원을 넘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던 강원도 평창군 일대 숙박업소들이 계속되는 논란에 가격을 내렸다.
하지만 이미 기분이 상한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싸다"며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강원도에 따르면 강릉·평창 등 동계올림픽 경기가 진행되는 도시 숙박업소 계약률은 이달 1일 객실 수를 기준으로 14%(총 6만 7,879실 중 9,288실)에 불과하다.
업소 수를 기준으로 하면 총 4,797곳 중 265곳만 계약돼 계약률이 6%에 그쳤다.
이처럼 올림픽 대목에도 계약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대회가 열리는 평창과 강릉 일대 숙박업소들이 일명 '바가지 요금'을 씌우려 시도했기 때문.
실제로 올림픽 기간 평창·강릉 숙박업소는 침대조차 없는 방 한 칸 요금을 1박에 50만원까지 올리는 등 비상식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이에 분노한 사람들은 '당일치기'를 외치며 평창을 찾지 않겠다고 밝혀 일각에서는 대회 기간 개최지역에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위기감을 느낀 숙박업소 사장들과 지자체는 황급히 가격을 낮췄다.
이에 대해 이기영 강릉시 보건소 과장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200여 개 업소가 3~40%까지 가격을 인하했다"면서 "그중에서 58개소는 최초 희망가격에서 절반 이상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처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실제로 한 누리꾼은 "(돈을 낮춰도) 안 간다"며 "돈에 미X놈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전보다 많이 내렸어도 올릴 때 너무 터무니없이 올렸다"면서 "그냥 KTX 타고 왕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는 22일이면 서울~강릉 간 KTX가 개통될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은 굳이 평창이나 강릉서 숙박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KTX 경강선이 개통되면 서울 청량리역에서 강릉까지 1시간 26분 만에 닿을 수 있기 때문. 서울역에서 출발해도 1시간 54분이면 강릉에 도착할 수 있다.
운임 역시 2만원 대로 저렴해 여전히 하룻밤에 10~18만원 수준인 평창·강릉 지역 숙박업소와 차이가 크다.
한편 강릉시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받는 업소에 대해 건축과 소방, 위생 분야 합동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어 세무 조사를 의뢰하는 등 숙박비 인하를 지속적으로 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