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2018 예산안이 여전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소방관·경찰·집배원 등 민생 공무원 충원 예산을 반대해 결국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노는 공무원 왜 늘리냐"는 자유한국당 반발에 이낙연 총리가 거듭 "소방관, 경찰 등을 증원하는 예산"이라고 설명했지만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4일과 5일에 걸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나라살림연구소 정창수 소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2018 국회 예산안 통과의 최대 쟁점을 짚어봤다.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공무원 증원'이다.
겉으로 보면 일반 공무직을 늘리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그동안 인력 충원이 시급했던 소방관, 경찰, 사회복지사, 집배원, 해경, 119구조대 충원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야당은 '퍼주기 예산'이라며 예산 삭감을 주장했고, 여당은 소방, 경찰 등 민생 공무원을 충원하는 예산인만큼 정부 원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공무원 증원 규모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절충안을 마련해, 정부 원안인 1만 2221명에서 22.5%(2746명) 줄어든 9475명으로 합의안이 마련됐다.
자유한국당은 이마저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어준은 "구체적으로 소방수, 경찰, 해경, 사회복지사, 집배원을 충원하는 예산"이라며 "이러면 아무도 반대할 수 없다. 그런데 이걸 줄였다"고 지적했다.
예산안 조정 당시 속기록을 살펴보면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이 공무원 증원과 관련 "현재 놀고먹는 공무원이 너무 많다, 이런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소방관들이 놀고 먹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반박하자 이 의원은 "소방관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소방관들, 경찰관들, 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리는 "그 분들을 증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반행정직은 이번 증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무원 증원 예산은 일반직이 아닌 소방관, 경찰, 해경 등의 충원을 목적으로 한다고 거듭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공무원 늘리면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창수 소장은 "국민들이 공무원이라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있기 때문에 계속 그 프레임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6시간 넘게 이어진 협상 끝에 2018년도 예산안 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아직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2야당인 국민의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당(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
자한당은 공무원 증원과 법인세 3%p 인상을 반대하고 있으며, 바른정당 역시 공무원 증원 규모를 문제 삼았다.
반면 정의당은 정부와 여당의 증세안과 복지 예산이 '부실'하다는 점을 들며 예산안을 반대하고 있다.
이 총리는 "새해 예산안이 하루 빨리 통과돼 정부가 계획했던 일들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국회에 예산안 통과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