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엄마 이제 안 웃을게..."
생글생글 미소로 보는 이까지 절로 웃게 만드는 '원조 미소천사' 서민정이 뜻밖의 사연을 고백해 안방극장의 눈시울을 자극했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이방인'에서는 미국 뉴욕에서 11년째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서민정의 일상이 공개됐다.
서민정은 지난 2007년 결혼과 함께 미국에서 가정의 둥지를 틀은 케이스다.
이날 방송에서 서민정은 온종일 생글생글 미소지으며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그는 마켓에 가서도 직원 한 명 한 명과 웃으며 안부 인사를 주고받았다. 타향에서도 '미소천사'로 활약하는 그였다.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서민정은 그러나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서민정의 트레이드마크인 밝은 미소는 그에게는 일종의 버릇이었다. 때문에 "스스로 웃는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웃는다"고 설명했다.
거기다가 이민 초기에는 서툰 언어 대신 웃음으로 넘기는 일이 많았다.
그런 서민정에게 "웃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 마음 아픈 계기가 생겼다.
3년 전, 학교에서 돌아온 딸 예진이가 갑자기 펑펑 눈물을 보였다고 서민정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깜짝 놀라 무슨 일이냐고 재차 묻는 엄마에게 예진이는 어렵사리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친구들이 "너희 엄마 이상하다"고 말했다는 것.
"그 엄마는 웃기지 않은데 계속 웃고 있다"는 친구들의 말에 깊이 상처를 받은 딸 예진이었다.
"(미국 문화상) 너무 많이 웃으면 이상한 사람으로 본다고 했다"고 서민정은 설명했다.
서민정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다. 동시에 딸에게 미안했다. 서툰 자신 때문에 창피를 당한 게 마음이 아팠다.
그 일을 계기로 서민정은 웃지 않기로 결심했다.
서민정은 "이후 예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가서 안 웃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미소를 잃은 서민정이었지만, 다행히 다시 예전의 웃음을 찾을 수 있었던 건 바로 속 깊은 딸 예진이 덕분이었다.
예진이는 웃지 않고 있는 엄마에게 "엄마가 원래 웃는 대로 웃어. 그게 예뻐"라는 따뜻한 말을 건넸다.
이에 다시 예전처럼 밝고 예쁜 미소를 찾을 수 있었다고 서민정은 전했다.
마음 짠한 서민정의 이야기를 접한 시청자들은 "문화 차이 때문에 힘들었겠다", "서민정 환한 미소 예쁜데 그냥 당당하게 웃어라", "딸아이 참 착하다"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서민정이 출연하는 JTBC 예능 '이방인'은 낯선 땅에 정착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지난 2일 처음 방송했으며, 매주 토요일 저녁 6시에 방영한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