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2022년까지 세비 동결을 약속한 국회의원들이 6년 만에 국회의원 수당을 인상했다.
여야 의원 모두 세비 인상에 슬그머니 동조하면서 1년에 약 6억원의 혈세가 추가 투입될 전망이다.
지난달 3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의원 세비에 포함되는 일반 수당을 2.6% 인상하는 방안을 의결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만약 해당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국회의원 일반수당은 1인당 월평균 646만원에서 663만원으로 17만원 인상된다.
일반수당이 포함된 연봉으로 계산하면 1인당 1억 3796만원에서 1억 4000만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추가 인상을 위해선 매년 세금 6억원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
앞서 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20대 국회 내내(2016년 5월~2020년 5월) 세비를 동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회의원이 과도한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여론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런데 1년 만에 말을 바꿔 국회의원 세비 인상안을 의결한 것이다.
그동안 세비 동결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 역시 사실상 세비 인상에 동조했다는 분석이다.
논란이 일자 운영위 예결소위원장인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크지만 세비를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여야가 담합한거나 묵인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국회 사무처 인건비에 이미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2.6% 반영되면서, 국회의원 소속 공무원들에게도 자동 반영돼 발생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했는데, 당시에는 국회의원 세비 인상안에 따른 예산 증가분 10억여원을 삭감한 뒤 합의 처리했다.
즉, 이번에도 충분히 논의를 통해 국회의원 세비를 동결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최근 여야는 국회의원 보좌진을 1명 추가해 7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비판받은 바 있다.